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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장나라 “장혁과의 케미 점수, 100점을 줘도 모자라”
입력 2014-09-15 12:46 
사진=곽혜미 기자
[MBN스타 금빛나 기자] 배우 장나라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밝고 선한 이미지는 물론이고 나이를 빗겨간 듯 여전한 동안미모 또한 데뷔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뿐 아니라, 변함없이 사랑스럽다.

작년 드라마 ‘학교 2013 이후 1년 만에 자신의 특기인 로맨틱코미디로 돌아온 장나라는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착한 것이 유일한 장점인, 이름마저 평범한 김미영으로 분했다. 촌스러운 동그란 안경, 거절을 못 하는 성격 탓에 쉽게 쓰다 버린다는 뜻의 ‘포스트잇 걸 김미영으로 변신한 장나라지만, 평범한 듯 특별한 그녀의 매력을 양껏 보여주며, 극중 이건(장혁 분)의 표현처럼 달팽이 같이 ‘야금야금 슬금슬금 시청자들의 마음 속 영역을 넓혀 나갔다.

고난 속에서도 씩씩하고 밝은 캔디캐릭터를 꾸준히 연기해 왔던 장나라였지만, 그녀에게 ‘운명처럼 널 사랑해 속 김미영이라는 인물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싹싹하고 밝음 그 다음에 ‘누가 봐도 지극히 평범한이 수식어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로 평범함을 설명하는 건 쉬운데, 이를 연기로 표현한다는 게 실로 힘들더라고요. 평범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위해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혹시라도 여성 시청자분들이 공감을 사지 못할까 가장 걱정이 됐어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 제일 조심스럽게 연기를 했고, 캐릭터에 대한 공부와 연구도 정말 많이 했어요. 특히 가장 평범해야 했던 초반을 잘 넘긴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는데,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어린나이에 데뷔해 연예계 생활을 한 장나라에게 어쩌면 ‘평범이라는 영역은 쉽게 도전하기 힘든 부분이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운명처럼 널 사랑해 속 김미영은 배우 장나라에게 극적인 이미지 변신을 줄 수 있는 캐릭터도 아니다. 그럼에도 장나라가 김미영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처음 김미영과 만났을 때 참 많이 어렵고 힘들었어요. 일단 비현실적으로 너무 착해서 힘들었고, 저 같으면 미영이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텐데 싶은 부분도 많았죠. 하지만 이 같은 판타지와 같은 미영의 착함이 드라마를 하게 된 계기가 돼 줬어요. 솔직히 현실에서 미영이처럼 행동하면 바보라고 불려요. 그런데 정말 그 친구들의 착함이 바보인 것일지, 아니면 착한 것이 덕이 아닌 세상이 잘못된 것일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런 착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하대 받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보자 싶은 마음에서 처음 촬영을 시작하게 됐죠.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잘 표현 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2002년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로 드라마에 데뷔한 뒤 어느덧 12년 차 배우가 된 장나라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장나라는 내게 맡겨진 영역에서 치열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출연한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역할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던 여주인공이 좋은 남자들을 만나 동시에 사랑을 받고, 점점 예뻐지고 심지어 일복마저 터진. ‘학교 2013만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번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그 안에서 조금이라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몸부림을 쳤고 지금도 치고 있어요. 현실적으로 저에게 손바닥 뒤집듯 극적인 역할이 들어오지는 않아요. 다만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죠. 완전히 다른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도 되고 싶지만, 그보다 먼저 할 때마다 더 잘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제 연기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는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은 배우, 그것이 제 목표에요.”

사진=곽혜미 기자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초반 대중들에 관심을 받았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장나라와 장혁의 재회였다.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다시 만난 장혁과 장나라지만, 이들은 그동안의 공백을 비웃듯 뛰어난 호흡과 케미를 자랑하며 ‘달팽이 커플이라는 애칭과 함께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명랑소녀 성공기 당시 촬영하느라 너무 바빠, 장혁과 친해질 겨를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장나라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통해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친해졌다고 고백하며, 이번 ‘물오른 케미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12년 전에는 잠잘 시간은커녕 씻을 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드라마가 생방송처럼 진행되면서 대화를 나눌 틈이 없었죠. 그때는 ‘잘 맞지 않으면 큰 일이 난다 싶을 정도로 필사적으로 합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수다를 떨 듯 대화도 많이 하고, 캐릭터에 대해 논의도 많이 했죠.”

이후 장나라는 상대배역인 장혁에 대해 같은 연기자로서 배울 것이 굉장히 많은 선배”라고 칭찬하며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혁 오빠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에요. 사실 오빠에게 의형제 맺자고 한 것이, 옆에서 친하게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죠. 연기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정말 튼실한 가장인 것 같더라고요. 물론 타인이기 때문에 그의 가정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도 무척 예뻐하고 부인사랑도 지극하세요. 그래서 이번에 조용히 제 롤모델로 삼았어요.(웃음) 케미 점수를 분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에요. 오히려 더 줄수 있으면 더 주고 싶을 정도인걸요.”

초반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장혁과 장나라의 재회로 눈길을 끌었다면 중반부는 다양한 패러디와 코미디에 가까운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많은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장나라는 1회 때 개에게 쫓겼던 건과 미영의 ‘추노 패러디를 꼽았다.

웃겼던 것이 MBC에서 KBS 드라마 ‘추노의 OST가 나왔다는 것이에요. 뭐랄까 ‘요즘은 이렇게 개방이 됐구나 싶으면서도, 방송국을 넘어선 개그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장혁오빠의 웃음소리도 웃겼어요. 장혁 오빠를 보면 내장에 개그영혼을 숨겨놓은 것처럼 정말 재미있으세요. 애드립을 한 시간 넘게 할 수 있는 배우이기도 하죠. 너무 웃긴 나머지 NG낸 적조 수차례에요. 이후에 촉박해지니 필사의 집중력으로 안 웃고 넘기려 무던히 노력했죠. 같이 호흡을 맞추고 극에 몰입하다보니 어느덧 장혁 오빠의 개그가 자연스러워 지더라고요. 그래서 옆에서 어떻게 하면 오빠의 코믹연기의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많이 연구했죠.”

추노신과 장혁의 웃음소리 못지않게 이건과 김미영의 획기적인 하룻밤 역시 큰 화제가 됐었다. 노출 대신 ‘떡방아 신과 ‘쌀보리 게임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은밀한 야함과 함께 안방극자에 웃음폭탄을 안긴 것이다.

정말 인상 깊었어요. 처음 떡방아신 찍을 때 웃기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오빠의 눈을 바라보기도 힘들었죠. 그마나 쌀보리 할 때는 개인적인 발전을 이뤄서 겨우 오빠 얼굴을 봤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다만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가, 쌀보리신 찍을 당시 너무 한 쪽만 공격을 하면 지루해 보일 것 같아서 공수를 바꿔 게임을 했는데, 이를 색다르게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순수하게 공수를 만들었다는 것을.”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장나라지만 그녀의 데뷔는 배우가 아닌 가수였다. 더 이상 무대 위 노래하는 장나라의 모습은 보기 힘든 것일까. 이에 대해 장나라는 다시 처음부터 레슨을 받은 뒤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저는 굉장히 복 받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하고 싶은 것은 다 해 봤으니까요. 하지만 잘 살아 왔음에도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더라고요. 무대에 오르면서 체력의 한계가 왔고, 심신이 지치니 나 자신을 컨트롤하기 힘들다는 것을 마지막 앨범을 내면서 알았어요. 의지와 상관없이 마이크 잡은 손이 떨기고 노래하는 것이 힘들어지더라고요. 그 때 많은 부분을 놓았어요. ‘운명처럼 널 사랑해 이후 바로 작품을 하지 않는다면 레슨을 받아 다시 처음부터 연습하고 하고 싶어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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