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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기야’에 필요한 것, 게스트 아닌 신선한 아이템
입력 2014-09-15 10:09 
사진=자기야 홈페이지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이 또 다시 게스트 논란을 겪으면서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19일 ‘스타부부쇼-자기야는 스타 부부들의 토크쇼로 시작했지만, 2013년 6월6일부터 ‘자기야-백년손님(이하 ‘자기야)이라는 이름으로 개명, 장인, 장모와 사위의 관계에 대해 조명하는 관찰예능 프로그램 포맷으로 진행됐다. 개명 후 꾸준히 평균 6%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KBS2 ‘해피투게더3와 목요 예능을 책임지던 ‘자기야는 점점 출연 게스트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프로그램의 공익성과 소소함에 재미를 느끼던 애청자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자기야는 장인, 장모와 사위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며 이른바 관찰 예능을 지향한다. 프로그램은 고부갈등이 아닌 장인, 장모-사위 사이의 ‘장서갈등을 조명하는 주제가 신선하다는 평을 받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던 게스트인 함익병은 과거 인터뷰 중 특정 정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고, 이어 시청자의 거센 요구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장모 권난섭 여사와 티격태격하며 극의 활기와 재미를 이끌었던 함익병이 프로그램에서 갑작스레 하차하게 되자 이를 대신할 게스트가 쉽게 섭외되지 않았고, 좀처럼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남재현과 장모 이춘자 여사가 그나마 ‘후포리 장모와 남서방 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예전의 함익병 만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4일, 6개월 만에 함익병을 초대 손님 형식으로 재등장 시켰다. 그의 재등장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재점화 됐다. 함익병이 논란을 빚은지 겨우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가 벌써 등장해도 되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런 논란을 감수하고도 함익병을 등장시킨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제작진 또한 함익병 하차 이후 점점 힘을 잃어가는 프로그램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기야가 관찰 예능프로그램에서 간혹 찾아볼 수 있는 게스트 의존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미있는 상황 설정 등 프로그램의 틀을 제시하는 제작진의 힘보다 이를 풀어가는 게스트의 힘이 시청자들에게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얘기다. 몇몇의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게스트 의존 현상 때문에 난항을 겪은 사례들이 있다. 제작진은 참신한 아이템 등을 찾기 보다는 재미있고 스타성 있는 게스트를 찾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되고, 프로그램이 의존하던 게스트가 갑작스럽게 하차하게 되면 프로그램이 힘을 잃게 되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다.

집단토크쇼에서 관찰 예능으로 포맷을 바꾼 초기 시절, ‘자기야는 다소 어색했던 장모-사위가 시간을 거듭할수록 사이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흐뭇함을 선사해왔다. 사위들이 장모의 가발을 걱정하며 직접 가발을 구매하러 가는가 하면, 서울 구경을 시켜드리기도 하면서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시청자들은 ‘자기야에 등장하는 게스트가 누군가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라, 게스트들이 자신의 장모와 어떤 과정으로 가까워지는지에 대해 더욱 재미를 느낀다.

사진=자기야 방송 캡처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함익병이 재등장한 지난 4일 전국 시청률은 8월28일 시청률인 7.3%에서 0.5%포인트 하락한 6.8%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시청자들이 제작진에 원하는 것은 게스트 재정비가 아닌 게스트들과 그들의 장인, 장모가 좀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활동과 참신한 아이템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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