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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여행 이어 이번엔 외국인 예능? 유행만 쫓아가는 악순환
입력 2014-09-15 08:57 
[MBN스타 남우정 기자] 결국은 또 한 방향이다. 육아 예능이 범람하더니 이제는 외국인들에게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

평소보다 일찍 시작된 추석 연휴를 맞아 방송사들도 그 동안 개발했던 신규 예능 아이템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들 중 좋은 반응을 얻었던 프로그램들은 정규로 편성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번 추석 특집에서 두드러진 프로그램들은 주로 외국인의 삶을 조명한 예능들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헬로 이방인은 7.4%의 시청률로 기존 콘텐츠로 인기를 모은 ‘나는 가수다의 뒤를 이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도 호평을 얻었다. 한국에서 생활 중인 외국인들이 추석을 맞아 게스트 하우스에 모여서 1박2일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 ‘헬로 이방인은 명절이면 가장 외롭다는 외국인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각양각색 특성을 지닌 11인의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익히고 한나되는 모습은 재미와 감동을 전했다.

‘헬로 이방인이 예능적 요소가 강했다면 KBS1 ‘리얼 정착기-이방인은 예능이지만 다큐 형식에 더 가깝다. 한국에서 정착을 꿈꾸는 외국인들의 적응기로, 3명의 외국인을 100일 동안 밀착 관찰했다. 한국에서 트로트 가수로 자리 잡으려는 외국인, 처가살이에 고생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짠하면서도 익숙한 이야기로 시선을 잡았다.

추석 특집 이전에도 MBC ‘세바퀴나 KBS2 ‘해피투게더3 등에선 외국인 예능인이 출연한 바 있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샘 해밍턴의 덕분에 외국인 예능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아예 외국인 중심 방송으로 확대된 것은 JTBC ‘비정상회담의 영향이 크다.

한국에서 생활 중인 외국인들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나라 문화에 대해 밝히는 ‘비정상회담은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인기를 구사 중이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외국인 출연자들은 다수의 예능에 초대받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중심 예능에 인기를 끌자 우르르 한쪽으로만 몰려가는 상황이다.‘비정상회담의 인기에 힘입어 이들을 게스트로 초대하는 것을 비롯해 외국인 예능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파일럿들이 출범하는 명절 특집만 보더라도 그 당시 예능 트랜드가 보인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겹치는 부분들이 상당수다.

지난해 ‘일밤-아빠 어디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육아예능이 쏟아져 나왔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오 마이 베이비가 대항마로 나섰고 출산기까지 담은 KBS1 ‘엄마의 탄생도 등장했다. tvN ‘꽃보다 할배가 인기를 모으자 노년층과 여행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나타났다.

이렇게 인기를 모은다고 예능들이 한 방향으로만 쏠린다면 결국은 시청자들은 질릴 수 밖에 없다. 아직 육아 예능이 인기를 모으고 있긴 하지만 포화상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방송사, 제작진의 고충으로 이어진다. 이런 예능 인기 유지 기간이 짧아진다면 또 다시 새로운 아이템만 만들어 내야 한다. 결국은 시청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빼앗고 예능 유지 기간은 더 짧아지며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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