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또 `올빼미 공시`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연휴를 앞두고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 닷새짜리 추석 연휴가 악재성 공시를 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5일 경남기업은 1553억원 규모의 대전 아파트 공사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1조64억원)의 15%에 이르는 규모다. 이 회사는 앞서 4일 가처분 기각 결정문을 받았지만 연휴를 앞둔 5일 장이 끝나고 나서야 해지 사실을 공시했다.
상습적인 대출 보증 공시도 줄을 이었다. 코스피 시장의 마니커는 60억원 상당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의 7.37%에 이르는 규모다.
올빼미 공시란 휴장일이 긴 명절 연휴를 이용해 휴일 직전 장 마감 뒤 악재성 공시를 쏟아내는 행태를 말한다.

최근 명절 연휴 직전 공시를 분석한 결과 긴 연휴 앞에는 어김없이 올빼미 공시가 쏟아졌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월 29일 코스닥 상장사인 와이즈파워는 컨벡스의 정밀제어사업 양수 일정이 법원의 인가 지연으로 2월 이후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대한 정정공시를 낸 것.
같은 날 LS 삼부토건 한미글로벌 대성엘텍 성우하이텍 코렌 등 6개 기업은 연이어 채무보증 공시를 냈다. 코렌은 자기자본의 20%에 이르는 54억원의 보증을 필리핀 계열사에 제공하기로 결정했고, 성우하이텍은 체코 법인에 대한 44억원 채무보증을 연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올빼미 공시를 막기 위해 서류 제출 시한을 앞당겼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투자자들은 연휴기간 직전에도 공시를 잘 챙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