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배구조 개편용 엄살"…외국인은 삼성전자 지분 늘렸다
입력 2014-09-05 14:37  | 수정 2014-09-05 15:31
국내에서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국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사뭇 달라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일부러 국내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5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진짜 심각하다"며 "SCM 지표나 영업 현장 분위기 등 어떤 것을 보더라도 위기감이 감지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의 진부화가 회사 예상보다 훨씬 일찍 찾아온 것을 위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져나오면서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위축에 다른 계열사들도 맥을 못 췄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 내 4개 정보기술(IT) 계열사(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SDIㆍ삼성테크윈)의 시가총액 합산(우선주 포함)은 하반기 들어(7월 1일~9월 4일) 233조7297억원에서 217조4053억원으로 16조3244억원 감소했다.
반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오너가 인위적으로 삼성전자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경영권 승계 및 계열분리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하거나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는 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외에서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국내와는 온도 차이가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국내에선 애널리스트들이 마치 삼성전자가 망해가는 것처럼 부정적인 시각을 쏟아내고 있지만, 국외에선 여전히 삼성전자의 저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 주가가 4% 급락한 것도 이날 선을 보인 삼성전자 신제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인식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저가매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달 6일 130만원에서 이달 5일 121만원까지 떨어지는 동안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1.19%에서 51.48%로 상승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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