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누구나 사심(私心)이 존재한다. 고로 좋아하는 사람은 자꾸 보고 싶고 뭐든 다 잘 어울릴 것만 같다. 이놈의 사심 덕분에 팬픽이 탄생, 큰 이슈를 일으킨 적도 있다. 이처럼 좋아하는 작품에 사심 담긴 스타가 등장한다면 금상첨화에 일석이조다. 영화감독들이 고심해 차린 밥상(영화)에 슬쩍 숟가락을 얹듯, 오직 편집자의 ‘사심을 가득 담아 새로이 밥상(재캐스팅한 영화)을 다시 차리려 한다. (반말로 기사가 작성된 건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임을 알린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만약 자신이 다니고 있는 직장에 무서운 신입이 들어온다면 어떨 것 같아? 특히 얼굴은 늘 무표정이고 농담 삼아 던진 말에 자신 있게 한 쪽 손가락을 거는 그런 요상한 신입이라면 말이야.
이는 한국의 마지막 공포작으로 볼 수 있는 ‘마녀의 주요 내용이야. 앞서 언급했듯 ‘마녀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미스터리한 신입 세영(박주희 분) 때문에 한 순간 공포로 변해버린 오피스 괴담을 그렸어. ‘오피스 괴담이라는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로 직장인들의 무한 공감대를 자극할 예정이야.
영화에는 총 5명의 인물이 등장해. 무서운 신입 세영, 신입의 비밀을 알고 충격에 빠지는 팀장 이선(나수윤 분), 팀장의 지시(?)에 따라 세영을 따돌림 시키는 3명의 직원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지. 그러나 거의 세영과 이선의 대결로 볼 수 있지.
이선은 교모하게가 아닌 대놓고 세영을 무시하거나 따돌려. 그래서 밉상 아닌 밉상으로 관객들에게 인식될 수도 있지만, 극 후반 세영의 무시무시한 정체가 공개되면 아마 다들 이선을 돕고만 싶어질걸.
팀장 이선의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돌직구를 날리는 강심장 신입 세영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캐릭터로 시선을 끌지. 보통 팀장이 공격하며 웃고 말텐데 기를 쓰고 저격하려 하지. 때문에 사장, 팀장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통쾌함도 선사하고 있어. 소리를 지르거나 과한 행동으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지 않고, 그냥 태연하게 행동하며 괴롭히고 고통을 주는 세영의 모습은 정말 섬뜩해. 오피스 괴담답게 압정, 가위 등이 주요 공격 도구야. 그래서 영화를 본 후 압정 또는 가위를 발견하며 절로 오싹해질지도 몰라.
무엇보다 깐깐한 팀장 이선 역의 나수윤의 초반 밉상 연기는 정말 얄미워. 세영이 다른 직원에게 선물한 컵을 일부러 깨뜨리지 않나, 일 못한다고 구박하지를 않나, 얄밉지만 똑부러진 모습 속 조금의 허당기가 존재해 묘하게 웃겨. 이는 이선의 극중 대사를 보면 알 수 있어. 그러니 만약 ‘마녀를 관람한다면 이선의 대사를 주의 깊게 들어봐. 이에 앞서 나수윤은 회사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또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녀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구에게나 미운 갑은 있으니까”라고 영화를 보는 팁을 전하기도 했어.
사진=스틸
이선보다 훨씬 더 깐깐한 팀장이 있었잖아.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 속 반지연, 다들 알지? 다들 반지연을 마녀라 칭하며 호시탐탐 그녀의 비밀을 캐기 바빴잖아. 이선과 반지연이 다른 듯 너무 닮아 진짜 어딘가에 이런 팀장이 있을 것만 같아. 반지연 역의 엄정화 열연도 최고였고, 연하남 박서준과의 케미도 두근두근 설레게 만들었지.따라서 엄정화가 이선 역을 맡았다면 더 악랄하고 깐깐이 하늘을 찌르는 팀장이 탄생했을 거야. 나수윤은 박주희에게 지지만, 엄정화는 불꽃대결을 보일 것 만 같아. 물론 그녀에게도 허당기와 귀여운 술버릇이 존재하지만 이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며 新 팀장을 만드는 셈이지.
또한 ‘마녀 공포작인데 엄정화 역시 ‘몽타주 ‘베스트셀러에서 이미 공포와 스릴러로 폭넓은 연기경험을 증명하기도 했잖아. 공포작 경험으로 보나 도도한 이미지로 보나 나수윤보다 더 물오른 깐깐함을 선사할 거야. 정말로 엄정화가 이선 역을 맡았다면, 다소 비극적인 결말이 달리 바뀌었을지도 몰라.
사진=포스터
한편 ‘마녀는 오는 11일 개봉.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