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대 흑인 남성이 관공서 보안요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이 발단이 돼 경찰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을 빚고 있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작년 9월 시카고 주택국 건물 앞에서 비번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말론 호튼(당시 28세)의 유가족이 기본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호튼은 사건 발생 당일 오전 6시30분께 시카고 주택국에서 일하는 여자친구를 찾아갔다가 변을 당했다.
호튼은 전화기가 고장 나 여자친구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게 되자 건물 내 여성 보안요원 샤킬라 무어와 비번 경찰 케니스 워커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여자친구가 만남을 거부하자 워커와 무어는 호튼에게 건물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화가 난 호튼은 건물 밖에 주차돼 있던 워커의 자동차에 소변을 봤다.
대립 끝에 워커와 무어는 총을 꺼내 들었고 워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호튼의 복부에 총격을 가했다.
시카고 경찰은 "호튼이 여성 보안요원을 힘으로 제압하며 건물 진입을 시도해 워커가 중재에 나섰고 결국 총격을 가하게 됐다"고 항변했다.
개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은 "워커는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호튼의 가족은 그가 비무장 상태였으며 총격은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만일 같은 상황이 백인에게 일어났더라면 총격을 받아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튼 가족의 변호인은 "이는 흑-백 문제가 아니라 흑인 대 경찰의 문제"라며 "모든 미국 경찰에게 '흑인 남성은 무력으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비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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