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짜-신의 손`, 맞다 신세경 청순글래머였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타짜-신의 손'은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과속스캔들', '써니'로 연타석 홈런을 쳤던 강형철 감독은 이번에도 꽤 맛난 음식을 대접한다.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이던 대길(최승현)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타짜 세계에 겁 없이 뛰어들면서 목숨 줄이 오가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이야기다. 욕망과 배신, 복수로 점철된 듯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대길의 인생이 그대로 담겨 있다.
출연 배우들이 제대로 간을 낸 듯 요리돼 있다. 그룹 빅뱅의 탑(최승현)은 배우 조승우를 잇는다. 강형철 감독은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타짜'의 고니 조승우와 원작 만화를 향한 엄청난 인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껴 출연을 거절하는 최승현을 설득, 그 안에 있는 끼를 발현시키게 했다. 극 초반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사랑 표현이나 행동, 말투는 평소의 탑과 같은 모습이다. 허술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귀여운 구석이 많이 전해지는데, 현실 속 탑과 많이 닮아 있다고 한다. 무대 위와는 다른 평상시의 최승현 모습이 그렇다고 하니 팬들이 뭔가를 알아가는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 후반부 사랑과 우정에 목숨 건 모습은 남자 향기도 물씬 풍긴다.
대길의 존재 이유가 되는 허미나 역의 신세경은 과거 그가 '청순 글래머'였다는 걸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한다. 화려한 드레스로 가려져 있거나 속옷만 걸쳤거나 상관없이 '타짜-신의 손'에서 충분히 그의 애칭을 생각나게 한다. 후반부 하의 실종으로 뒤태가 드러나는 건 덤이다. 또 예의 그 눈빛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이 청순과 섹시를 오간다. 추레하게 입고 나올 때와 한껏 꾸미고 나올 때의 모습은 180도 다르다. 여럿 남성을 가슴 설레게 할 것 같다. 우사장 역의 이하늬 역시 섹시미를 폴폴 떨어뜨린다. 후반부 등장인물들이 속옷만 입고 화투를 치는 장면은 전작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이 외에도 곽도원, 오정세, 박효주, 이경영, 고수희, 유해진 등이 자기 몫을 톡톡히 해준다. '출연배우에 이름은 있는데 도대체 언제 등장하는 거야'라고 궁금증을 일으키는 김윤석은 전편에 이어 아귀로 등장해 후반부를 압도, 존재감을 뽐낸다. 강형철 감독은 제대로 된 음식을 선보이도록 하기 위해 배우들의 매력을 적절히, 골고루 쏟아 부었다. 심지어 곽도원이 연기한 장동식의 오른팔로 나오는 조연 김군 역의 조경현까지 매력적이다. 단숨에 여럿을 제압하는 무술 실력이 눈에 띈다.

강형철 감독이 쏟아부은 노력은 영상, 미술, 음악, 편집 등 모든 지점에서도 오롯이 드러난다.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담겼는데도 러닝타임 147분이 지루하게 느껴질 틈이 없다. 강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화려함 속에서 빛이 나는 유쾌함이 그렇다. 강형철 하면 떠오르는 복고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어린 시절을 표현했을 때나, 카체이싱 장면에서 나미의 '빙글빙글'을 삽입하는 등 감독의 자신감은 신선하면서도 유쾌하게 전달된다.
전작과 비교해 단점을 꼬집으라면 꼬집을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작품이다. 매력이 철철 넘치기 때문이다. 147분.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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