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세 맞네…배당주펀드 신상 봇물
입력 2014-09-02 17:17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올 들어 배당주 펀드로 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려들자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배당주 펀드를 잇달아 내놓으며 자금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고배당 종목 투자만으로는 이미 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배당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 발굴 등 새로운 전략을 도입한 배당주 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배당주 펀드 투자는 장기 초과수익 추구가 중요한 만큼 배당주 운용 경험이 짧은 운용사 상품의 경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신규 출시된 배당주 펀드는 'KB리서치고배당' '한국투자배당리더' '알리안츠유럽배당' '동부진주찾기고배당' 등 4개에 달한다.
이날 출시된 'KB리서치고배당' 펀드는 중소형주(밸류포커스) 펀드로 실력을 증명한 KB자산운용의 리서치팀이 평균 시가배당률을 상회하는 기업, 지배구조 이슈 기업, 정책 변화 민감 기업 등을 직접 발굴해 운용한다. 운용을 맡은 박찬우 KB운용 팀장은 "기존 고배당 펀드와는 차별화된 투자를 통해 새로운 투자 영역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시한 '한국투자배당리더' 펀드는 대형주, 중형주 등 스타일 편향 없이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달 출시된 '알리안츠 유럽배당' 펀드는 과거 15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3%를 상회하는 유럽의 고배당 기업, '동부 진주찾기고배당' 펀드는 향후 배당 증액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펼친다.
이처럼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신규 배당주 펀드 출시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배당주 펀드의 자금 모집이 단연 돋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1개 주요 펀드 소유형 가운데 연초 이후 배당주 펀드로 가장 많은 1조885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7조원 이상 자금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배당주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매우 뚜렷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배당주 펀드는 안정적인 운용이 검증된 반면 덩치가 커서 수익률을 배가시키기 어려울 수 있고, 신규 펀드는 단기 성과는 더 높을 수 있지만 장기 운용 능력에 대한 리스크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성과에 근거해 기대수익을 높게 잡기보다는 장기적인 초과 성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랜 배당주 운용 경험이 있는 운용사라면 외부 변수나 충격이 왔을 때 원칙을 지켜 잘 버틸 테지만, 그렇지 않은 운용사는 장기 상품인 배당주 펀드 운용을 잘해낼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투자자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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