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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리에 막내린 ‘부코페’, 향후 성장 가능성과 과제는?
입력 2014-09-02 11:54 
[부산=MBN스타 남우정 기자]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발(이하 부코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코미디 페스티벌이 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지난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부산 전역을 웃음바다로 만든 제2회 부코페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시아 최초의 코미디페스티벌인 부코페는 세계적인 영국 에딘버러, 캐나다 몬트리올, 호주 멜버른 코미디페스티벌을 목표로 지난해 부산에서 시작됐다. 개그맨 김준호가 집행위원장으로 나서서 페스티벌 전반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1회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축제 전반에 드러났다.

◇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 전역으로

두 번째를 맞은 부코페의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공연장의 벽을 낮췄다는 것이다.

1회에선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에서만 많은 공연들이 올라갔다면 이번엔 실내를 비롯한 야외 무대에서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졌다. 감만창의문화촌과 부산시민공원에서 펼쳐진 코미디 오픈 콘서트에는 약 1만 명의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비록 경성대와 센텀시티, KBS홀 등 공연장끼리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이동 거리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지만 부산 바다를 웃음 바다로 만들겠다”는 부코페 취지와는 맞아 떨어진 기획이었다.


◇ 말은 안 통하지만 웃음은 통한다…고품격 해외공연 향연

7개국에서 17개팀이 참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해외 공연팀 6D, 돈트 익스플레인(Dont Explain), 몽트뢰 코미디@부산, 테이프 페이스가 라인업에 올랐다. 여기에 오픈 콘서트에 나선 모리야스 방방비가로와 베키후프까지 가세했다.

키덜트 코미디를 그려낸 6D 팀은 원초적인 웃음 포인트지만 뛰어난 연기와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어린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몽트뢰 코미디@부산 팀은 마치 달인 김병만을 보는 듯한 묘기에 가까운 코미디를 선보였으며 돈트 익스플레인 팀은 입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로 웃음을 전했다.

특히 입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이고 연기를 하는 테이프 보이의 테이프 페이스 공연은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관객과의 소통으로 함께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대부분의 공연이 넌버벌 퍼포먼스(언어를 배제하고 비언어적 상징과 표현, 몸짓과 소리, 음악 등으로 극을 꾸미는 성격의 공연)로 이뤄졌다. 언어의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다.

부코페의 부집행위원장을 맡은 최대웅 작가는 1회에 비해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생각해 구색을 맞췄다. 연령, 장르도 따져서 해외팀을 섭외지만 넌버벌 퍼포먼스 팀이 많은 편이다”이라며 말을 하는 공연은 한국 코미디언들이 한다. 퍼포먼스들을 보여주려고 했다. 사실 테이프 보이같은 경우는 1년 스케줄이 꽉 차있고 저희 예산으로 불러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섭외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 아직은 부족한 모습 곳곳에…

지난 31일 진행된 부코페 어워즈에선 ‘개그드림콘서트의 덤앤더머 팀과 ‘돈트익스플레인의 엄비리컬 브라더스가 수상했다.

해외 팀들의 공연이 말 한 마디 없이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반면에 국내 팀들은 방송 공연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무대를 보여줘서 아쉬움을 남겼다. 변기수의 ‘NEW 욕SHOW의 경우는 적합하지 않은 공연장과 음향문제까지 겹치면서 더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국내 팀들 중에서 선전을 한 것은 오히려 방송에선 보기 힘든 옹알스의 공연이었다. 대사 없는 넌버벌 공연이었음에도 국내 관객들은 물론 해외 관객들까지 옹알스의 퍼포먼스에 빠졌다.

또 KBS ‘개그콘서트 출신의 개그맨들이 부코페를 장악한 반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MBC ‘코미디의 길, tvN ‘코미디 빅리그의 출연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4사 코미디언들이 다 참석하지 않을 것을 가지로 말이 나오는 것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케팅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예산 때문에 다른 소속사 개그맨들까지 출연시키려면 돈이 많이 든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저희의 기획의도는 해외 공연자들과 방송이 아닌 공연 위주로 하는 팀을 알리려는 것”이라며 또 다른 플랫폼을 만들려는 시도다. 방송국에서 수용하는 인원은 소수다. 방송도 방송이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코미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웅 작가도 코미디는 공개와 비공개가 아닌 방송과 공연으로 나눠야한다. 근데 한국에선 방송 코미디로만 국한되어 있고 공연 코미디 시장까지 다 먹고 있다. 좀 더 다양한 한국 공연 코미디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4사 코미디 통합도 필요하고 원로 코미디언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송에 나오지 못하지만 능력있는 공연 코미디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그걸 위해 이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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