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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준 ‘방랑검객의 이유’… 이적 4팀 연속 득점
입력 2014-09-01 15:29 
석현준이 나시오날 데뷔골로 이적 4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포르투갈리그 복귀전에 교체 투입되는 모습. 사진=나시오날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전 국가대표 공격수 석현준(23·CD 나시오날)이 FC 아로카와의 1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1부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14분 추가 골을 넣었다. 나시오날에 7월 1일 입단한 후 4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했다. 출전시간으로는 208분 만이다.
선발 출전한 석현준은 후반 34분 교체됐다. 나시오날은 2-0으로 승리했다. 시즌 첫 승. 리그 2연패 및 시즌 4연패에서 벗어났다.
석현준은 2012-13시즌 후반기 CS 마리티무 소속으로 포르투갈 1부리그에서 14경기 4골을 기록했다. 아로카전 득점은 포르투갈리그 복귀 골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석현준의 이전 포르투갈리그 득점 상대가 바로 현 소속팀인 나시오날이다. 리그 26라운드 원정이었던 2013년 4월 22일 후반 5분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경기는 홈팀 나시오날이 2-1로 역전승했다.
자신이 498일 전에 골을 넣었던 나시오날의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한 석현준. 게다가 마리티무와 나시오날은 ‘마데이라제도를 연고지로 하는 지역 경쟁팀이다. 나시오날은 라이벌팀 공격수였던 석현준을 데려오면서 중앙 공격수의 상징인 ‘등번호 9를 배정하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스포츠전문매체 ‘바벨 포르투갈판은 7월 3일 석현준이 포르투갈과 마데이라제도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리티무의 경쟁팀인 나시오날로 향했다”면서 기술과 힘을 겸비해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한국인 선수이나 마리티무와 나시오날의 경쟁 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시오날은 프로데뷔 후 석현준의 프로축구 5번째 소속팀이다. 네덜란드 명문 AFC 아약스에 2010년 1월 1일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FC 흐로닝언(2011년·네덜란드)→마리티무→알아흘리(2013년·사우디아라비아)→나시오날을 거쳤다. 평균 1년마다 팀을 바꾸고 이전 클럽과의 관계도 개의치 않는 모습은 떠돌이 무사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프로는 결국 실력으로 말한다. 석현준은 이번 득점으로 아약스를 제외한 모든 소속팀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흐로닝언에서는 리그 2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출전시간으로는 12분 만이다.
2011-12 네덜란드 1부리그 개막전 원정에서 3분을 뛴 후 벤치 혹은 명단 제외를 면치 못하다가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28분 동점 골을 넣었다. 팀은 1-2로 졌으나 교체 출전의 서러움을 날리는 득점이었다. 9라운드 원정도 석현준은 교체로 나와 26분을 뛰었다.
흐로닝언 최종성적은 28경기 5골 1도움이다. 경기당 31.4분을 뛰어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62로 준수했다.
마리티무에서는 3번째 출전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출전시간으로는 140분 만이다. 포르투갈 1부리그 3라운드 원정에서 전반 18분 팀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당시 상대는 리그 통산 18회 우승을 자랑하는 강호 스포르팅 CP로 석현준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23라운드 홈경기에서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명문 FC 포르투를 상대로 동점 골을 넣는 등 마리티무에서 반 시즌만 뛰고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종성적은 14경기 4골. 경기당 81.1분을 뛰며 90분당 0.32골이었다.
이적료 300만 유로(39억9285만 원)에 입단한 알아흘리에서는 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후반 19분 팀의 2번째 골을 넣었고 알아흘리는 3-1로 승리했다.
프로 첫 팀인 아약스에서 무득점이었다고는 하나 6경기 105분 출전이 전부였다. 경기당 17.5분의 적은 출전시간과 만 19세의 어린 나이 등 여러모로 골을 넣기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기도 했다.
이후 석현준은 적응의 어려움을 핑계 대지 않고 어떤 팀을 가더라도 득점할 수 있는 강인한 선수로 거듭났다. ‘방랑검객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골이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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