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너일가 주가 급등하자 현금화
입력 2014-08-28 17:26  | 수정 2014-08-28 19:17
아모레퍼시픽 등 주가가 급등한 종목에서 오너 일가 일부가 차익 실현을 통해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종목의 추가 상승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보다는 일반적으로 악재로 평가된다.
28일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1)의 둘째누나 서혜숙 씨(64)와 셋째누나 서은숙 씨(61)가 이달 들어 회사 주식을 잇따라 매각했다. 은숙 씨는 지난 14일을 시작으로 모두 8차례에 걸쳐 아모레퍼시픽 주식 1100주를 팔았다. 14일은 아모레퍼시픽 종가가 사상 처음 200만원에 돌입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따져볼 때 전체 매각대금은 23억3000만원가량이다. 평균 매각 주당 단가는 211만원대다. 혜숙 씨도 지난 8월 5일 이후 250주를 팔아 4억500만여 원을 현금화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실적 기대감과 적은 주식 물량으로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치솟자 오너 일가가 이익을 실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혜숙 씨와 은숙 씨는 여전히 아모레퍼시픽 주식 5만2994주(0.84%)와 4만810주(0.76%)를 지닌 주요 주주다. 28일 종가 기준 각 지분가치는 1조1400억원, 8800억원에 달한다.
자회사 경방유통 합병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섬유ㆍ유통업체 경방 오너들도 최근 시장에서 주식을 현금화했다. 이중홍 경방 회장(73)의 손녀딸로 알려진 이유진 양(13)은 이달 경방 주가가 급등할 때마다 주식을 팔았다. 이달 7일을 비롯해 8차례에 걸쳐 3750주를 팔아 5억8000만여 원을 마련했다. 마찬가지로 오너 일가인 김지영 씨(44)도 2370주를 매각해 3억8000만여 원을 찾았다. 별다른 주가 모멘텀이 없던 경방은 8월 들어 46.8% 급등했다. 주가 상승으로 거래량도 동시에 늘어나면서 현금화가 용이해지자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판씨'로 알려진 유유제약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확인됐다. 이달 본격적 해외 진출이라는 호재와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유승필 유유제약 대표(68) 동생인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65)은 지난 25일 유유제약 주식 1만7000주를 매각했다. 유 회장 부인 현일선 씨(61)는 지난 22일과 25일 각각 500주씩, 유 대표 어머니 고희주 씨(87)는 27일 1만주를 처분했다. 유유제약 주가는 지난달 31일 7440원에서 28일 9980원으로 34.1% 수직 상승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주가 상승기에 주식을 파는 걸 나쁘다고 볼 순 없지만 시장 등 다른 투자자에게 좋지 않은 신호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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