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퍼거슨시 피격자 부친 "장례식은 평화롭게"
입력 2014-08-25 16:06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부친이 장례식이 치러지는 25일(이하 현지시간)을 평화롭게 보내자고 호소했다.
최근 퍼거슨의 상황은 다소 호전됐지만 브라운이 사망한 이후 2주 이상 매일 밤격렬한 시위와 진압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부친인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는 24일 퍼거슨 공원에서 열린 '평화 축제 2014' 행사에서 수백명의 청중을 상대로 "(아들의 장례식이 열리는 내일)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 뿐"이라며 "그것이 내가 요청하는 전부"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서 받은 사랑과 지지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도 "마이클 브라운의 이름을 욕되게 할 어떤 일도 없기를 바란다. 내일은 우리의 분노를 표출하는 날이 아니라 브라운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 연단에는 브라운의 모친인 레슬리 맥스패든도 모습을 드러냈다. 샤프턴 목사는 브라운의 부모와 가족이 피격사망 이후 처음으로 이날 브라운의 시신을 봤다고 말했다.
맥스패든은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자마자 주저앉아 왼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청중들은 "당신을 사랑합니다"고 연호했다. 이에 냉정을 되찾은 맥스패든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는 진작부터 예정돼 있었지만 브라운의 피격사망 사건을 계기로 더 많은 흑인사회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 2012년 플로리다주에서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의 총격에 사망한 트레이번 마틴(당시 17세)의 부모도 참석했다.
트레이번의 부친인 트레이시 마틴은 가족의 유대 강화와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 제공, 브라운 일가와 세인트루이스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표현 등을 통해 분노를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와 함께 더욱 당당하게 일어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틴 역시 짐머만에 살해될 때 비무장이었지만, 짐머만은 정당방어가 인정되면서 무죄 방면돼 논란이 일었다.
최근 퍼거슨에서는 야간 시위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말인 23일 밤과 24일 새벽에는 잠시 긴장이 고조됐다 이내 해소됐다.
이런 가운데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은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한 경관 대런 윌슨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증거 검토에 착수했다.
현지 주민들과 관리들 사이에서는 대배심이 기소 불가 결정을 내릴 경우 민심이 다시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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