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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 세례’ 양상문 감독 “표정 관리 잘 해야하는데…”
입력 2014-08-23 17:44 
23일 오후 부산 사직운동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전 일본야구 소프트뱅크 이대호에게 아이스 버킷을 지명 당한 LG 양상문 감독이 이벤트를 마친 후 미소 짓고 있다. 사진(부산)=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이를 꽉 물고 표정관리를 잘하겠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앞둔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양상문 감독이 드러낸 비장한 각오는 바로 표정(?)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얼음물을 뒤집어 썼다. 양 감독에 앞서 김시진 롯데 감독도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김 감독은 정신 바짝 차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물론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점에서 흔쾌히 참가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최근 미국 ALS협회가 페이스북을 통해 시작한 모금활동이다. ALS는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 게릭이 걸려 사망한 뒤 '루 게릭 병'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인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그가 지목한 3명이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맞는 걸 거부한다면 재단에 100달러를 기부해야 하는 것이다. 김시진 감독은 같은 투수 출신인 선동열 KIA 감독, 양상문 LG 감독과 넥센 감독 시절 작전코치로 호흡을 맞춘 염경엽 넥센 감독을 지목했다.
사실 양 감독은 전날(23일)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에게 지목을 당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양 감독은 아이스버킷 챌린지 행사가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많은데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좋은 취지에서 행사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표정 관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태평양 돌핀스에서 뛰던 시절 당시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 오대산에서 동계훈련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 봤기 때문에 자신있게 해야 하지 않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양상문 감독의 도우미는 투수 이동현이었다. 이동현은 양 감독의 챌린지가 시작되기 전 물통에 얼음과 물을 가득 부어 무게를 재보기도 했다. 마침내 양 감독이 사직구장 3루 더그아웃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자, 이동현은 조심스레 물을 끼얹었다. 양 감독은 기도하듯, 손을 모은채 고개를 숙이고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표정은 예상보다 더 밝았다.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끝나자 양상문 감독은 박준삼 LG트윈스 통합원정응원단 회장과 서상기 국민생활체육회장, 권기우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목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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