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이일드펀드 돌풍 속 고민
입력 2014-08-21 17:26 
'돈은 들어오는데 살 만한 채권이 없다.'
고수익ㆍ고위험 채권을 편입하는 이른바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이 최근 1조원을 넘어섰다. 관련 상품이 처음 나온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하이일드펀드는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 데다 기업공개(IPO)에 나설 때 공모물량 10%를 우선 배정받는다. 특히 올해 말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등 대어들이 IPO에 나서면 공모주 투자이익을 노린 투자자금이 하이일드펀드에 몰릴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연말까지 하이일드펀드 규모가 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하지만 정작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고민이 깊다. 돈은 몰리는데 펀드에 편입해야 할 'BBB+급' 이하 회사채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자산 중 30% 이상을 'BBB+급' 이하 채권이나 코넥스에 투자해야 한다. 국내 'BBB+급' 이하 회사채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하이일드펀드가 기준을 맞추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하이일드펀드가 설정된 5월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BBB+급' 이하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는 17개사에 그쳤다. 이 가운데 한라ㆍ현대상선ㆍ동부제철 등 정부 지원(회사채 신속인수제)을 받는 기업을 뺀 14개사가 발행한 건 4058억원어치다.
투자할 수 있는 'BBB+급' 이하 신규 회사채는 사실상 공모 발행이 끊겼고, 앞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만한 'BBB+급' 이하 회사도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하이일드펀드는 성장세가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염려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BBB+급' 이하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는 106개사다. 신용등급이 있는 432개 회사 가운데 24%에 불과하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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