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잭슨홀` 에 코스피 긴장
입력 2014-08-20 17:25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매파적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에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되는 회의 결과에 따라 한국으로 흘러들어오던 외국인 자금이 끊길 수 있다는 염려가 기관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20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공방 끝에 2070선을 지켜냈다. 그러나 2000억원 넘게 산 외국인과 달리 기관은 지난 10거래일간 최대 규모인 279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21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 코스피가 휘청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물론 19일 공개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개월래 가장 작은 상승률(전월 대비 0.1%)을 보이는 등 인플레이션 속도가 느리고 노동시장이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어 당분간 저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혹시 모를 긴축에 대비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전문가들도 이번 회의가 외국인 수급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고 확인시켜 줄 경우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바이 코리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까지 유동성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완화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돈이 더 들어오면 주가는 오르겠으나 상승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거품 논란이 불거질 위험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매파 위원이 금리 인상을 강하게 주장할 수도 있다. 실업률이 6.2% 수준까지 꾸준히 내려왔고 경기여건이 나쁘지만은 않아 배제하기 힘들다.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 대표적인 비달러화 자산인 이머징 주식에서는 돈이 빠져 나갈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힘'이 이끄는 코스피 강세장도 먼 이야기가 된다.
다만 어느 쪽이든 외국인 자금 유입이 멈추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많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이 긴축에 나선다면 그것은 미국 경기가 호전되고 시장에 돈이 돌고 있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으로 한국ㆍ중국으로 온기가 확산될 텐데 외국인이 굳이 펀더멘털과 정책이 떠받치는 한국시장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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