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원자를 한층씩 쌓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료전지나 초전도체에 활용할 수 있는 신물질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준혁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이용연구본부 선임연구원과 미국 알곤국립연구소 존 프리랜드 박사 공동 연구진은 원자층을 한층씩 쌓아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단위의 박막을 만들고 '단결정 란타늄 니켈 산화물' 박막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의 다결정 란타늄 니켈 산화물은 결정 배열이 불규칙하고 크기가 커질수록 균일한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란타늄 니켈 산화물은 뛰어난 물리적 성질 때문에 전극, 촉매 등 에너지 분야 소재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물질 고유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층상구조 형태의 단결정 박막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국 알곤국립연구소 방사광가속기에 설치된 장비를 이용해 원자층을 쌓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원자층의 순서가 바뀌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준혁 연구원은 "란타늄 산화물과 니켈 산화물의 원자층 순서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층상구조 형태의 단결정 란타늄 니켈 산화물 박막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며 "합성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냉중성자 연구시설에 구축되어 있는 장비를 이용해 이번 연구결과를 층상구조 물질의 구조 변화와 물성 측정 등 신물질 연구에 적용.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준혁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원자층을 보다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게 됐다"며 "다른 물질의 합성에도 적용해 기초과학 및 산업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신물질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머터리얼스' 3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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