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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생보사 지분 보유한 PEF 제각각 행보
입력 2014-08-14 14:32 

[본 기사는 08월 12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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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보유한 국내 생명보험사 지분을 일제히 매각에 나서거나 나설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지분 매각이나 상장을 통한 이익 극대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PEF들이 처한 상황이 각각 달라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매각-인수측 사이 가격 격차가 큰 KDB생명은 향후 매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양생명은 시기의 문제일 뿐 투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은PEF와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8일 매각공고를 내고 KDB생명 재매각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재매각은 투자자간 사전 합의에 따라 불가피하게 진행되는 측면이 강한 만큼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산은PEF와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생명의 전신인 옛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사모펀드를 조성하면서 매각 유찰시 3개월 내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하지만 산은은 지난달 초 1차 매각 유찰 후 진행된 논의에서 일부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1차 때와 거의 같은 조건에서 재매각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IB업계 관계자들은 선순위 투자자와 대출 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매각가가 최소 5700억원이 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시장가격은 이보다 크게 낮아 향후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펀드는 현재 보유 중인 동양생명 지분 57.6%에 대해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KDB생명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복수의 잠재적 인수 후보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익 실현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이라며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점을 조율하는 일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펀드 만기가 곧 도래함에 따라 시간을 벌기 위해 만기를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이 만기 연장에 동의하면 보고펀드는 향후 전체 보유 지분에 대해 적정한 시기에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매각은 이르면 올해 말에도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의 상환우선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한 오릭스LTI PEF는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지분 이동에 상황이 급변했다. 최대주주 변경시 상환우선주를 미래에셋캐피탈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 조건이 발동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기업공개(IPO) 시기가 불투명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릭스LTI PEF가 옵션 행사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 미래에셋생명이 당장 내년에 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IPO를 통한 추가 이득을 노려볼 수 있게 돼 셈법이 다소 복잡해진 상황이다.

오릭스LTI PEF는 국민연금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펀드로 2011년 미래에셋생명 상환우선주와 RCPS에 각각 2250억원, 750억원씩 투자한 바 있다.
PEF업계 관계자는 "PEF는 기본적으로 인수 기업의 가치를 극적으로 끌어올려 비싼 가격에 팔아 차익을 남기는 구조"라며 "국내 보험업계가 업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 회수 전략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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