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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포드‧류제국은 없고, 밴와트는 있는 ‘무엇’
입력 2014-08-14 06:01 
LG 트윈스 선발투수 류제국(왼쪽)과 에버렛 티포드의 부진이 가을야구를 향한 상승세를 가로막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4강 경쟁이 치열한 프로야구. 그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 선발진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LG 에버렛 티포드와 류제국은 없고 SK 트래비스 밴와트에게는 ‘무엇이 있다.
지난 13일 맞붙은 LG와 SK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4위 문턱에서 상승세가 꺾인 LG는 4연패 늪에 빠졌고, 포기 단계에 있던 SK는 2연승으로 희망을 쐈다. LG는 4위 롯데와 1.5경기차는 유지했으나 두산 베어스에 밀려 6위로 내려갔고, SK는 롯데를 3경기차로 추격했다.
SK의 반전을 이끈 중심에는 밴와트가 있었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끙끙 앓던 SK의 고민을 해결했다. 로스 울프의 마무리 전환으로 구멍 난 선발을 막았다. SK 합류 후 5경기 선발 등판서 5승. 전 경기 등판 승리공식을 세웠다.
밴와트의 평균자책점은 3.34. 지난달 24일 두산전 무실점을 제외하고 4경기서 실점을 했다. 퀄리티스타트는 경기는 세 차례. 압도적 구위는 아니지만 5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이었다.
밴와트는 공격적이다. 투구 템포도 빠르다. 이 두 가지는 장점으로 작용됐다. 팀 전체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았다. SK 타선은 밴와트 등판 경기서 9이닝 평균 9.6점을 뽑아냈다.
이만수 SK 감독은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수가 많지 않았다. 길게 던지지 않으니까 야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졌다. 그래서 타선이 폭발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 감독이 김광현과 함께 밴와트가 등판하는 경기에 이상하게 잘 치는 것 같다”는 이유가 설명이 되는 부분이다.
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의 5연승 질주에는 이유가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반면 LG는 상승세마다 선발이 무너졌다. 믿었던 티포드와 류제국의 부진은 뼈아팠다. 티포드는 부진과 함께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류제국은 3경기 연속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7~8월 평균자책점도 티포드는 6.46, 류제국은 7.79로 치솟았다.
티포드와 류제국의 구위가 갑작스럽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단순히 구위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문제는 투구 패턴이다. 둘 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를 상대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
양상문 LG 감독의 분석도 같았다. 양 감독은 티포드는 좋은 공을 갖고 있다. SK전에서도 올해 가장 좋다는 느낌을 받았고 제구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다 스스로 무너지는 결과를 만든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안타를 맞더라도 좀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을 하는데 미국에서 그런 스타일로 오래 해서 그런지 안 바뀌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제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등판 경기마다 이상하게 꼬이면서 예민해졌다. 자신의 공에 집중을 못하면서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호흡을 맞췄던 윤요섭에서 최경철로 바뀐 배터리 호흡에서도 엇박자가 엿보인다.
티포드와 류제국이 갖고 있지 않은 ‘무엇은 결국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다. 안타를 맞더라도 거침없는 승부를 하는 밴와트가 ‘승리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비결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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