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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이어 이차만까지…노감독의 초라한 퇴장
입력 2014-08-11 10:11 
이차만 경남 감독(왼쪽)과 박종환 성남 감독(오른쪽)은 오랜만에 K리그로 돌아왔지만 쓸쓸하게 퇴장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화려함은 없었다. 초라한 퇴장이다. 나이를 잊은 ‘노장은 열정을 갖고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왔으나 고개를 숙인 채 떠난다.
선수 폭행 물의를 빚은 박종환 성남 감독(76)이 지난 4월 22일 자진사퇴한데 이어 이차만 경남 감독(64)도 1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피력했다.
경남은 이차만 감독의 사의 표명에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16경기 연속 무승과 함께 최하위로 추락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반려할 가능성은 낮다. 경남은 강등 위기에 몰렸던 지난해에도 극약 처방을 위해 감독 교체 카드를 꺼냈다.
올해 K리그 클래식은 두 노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종환 감독과 이차만 감독이 현장에 돌아왔다. 박종환 감독은 2006년 이후, 이차만 감독은 1999년 이후 K리그 복귀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두 감독이며 경력도 화려했다. 박종환 감독은 K리그 첫 3연패(1993년~1995년)를 달성했고, 이차만 감독은 36세이던 1987년 대우의 우승을 이끌었던 최연소 우승 감독이었다.
K리그 클래식의 지도자는 40대 감독이 적잖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감독들이 현역 시절 예순과 칠순을 넘은 두 노감독의 제자였다. 사제대결과 함께 노감독이 젊은 지도자들 속에서 얼마나 꽃을 피울지가 관심이었다.
박종환 감독과 이차만 감독은 지난 3월 3일 미디어데이에서 감독은 머리로 싸우는 것이다. 제자들과 한판 승부를 펼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호기롭게 의지를 다졌으나 현실은 냉정했다. 돌풍을 넘어 태풍을 일으키겠다고 했지만 시,도민구단의 한계는 뚜렷했다.

박종환 감독은 개막 두 달도 안 돼 옷을 벗었다. 선수 폭행사건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습경기 도중 선수 2명을 때린 사실이 외부에 밝혀졌다. 구시대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박종환 감독은 스스로 물러났다.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성남의 초대 감독으로 돌아온 박종환 감독은 제대로 뜻도 펼치지 못하고 퇴장했다. 계약기간 3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4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차만 감독도 4개월 뒤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성적 부진이 결정타였다. 4라운드까지 2승 2패로 좋은 흐름을 탔으나 이후 16경기 연속 무승(9승 7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순위는 최하위까지 곤두박질쳤고, 강등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3일 서울과 비기며 4연패에서 탈출했으나 반등은 없었다. 하위권의 성남, 부산, 인천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이차만 감독은 결국 옷을 벗기로 했다.
승부사의 기질은 보이지 않았다. 선수단 관리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결국 그 위기를 자초했다. 두 노감독의 귀환은 짧았고 화려함과도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불명예스러운 퇴장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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