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사건 일명 '고무통 살인' 관련 피의자 이 씨는 남편의 사망 시점에 의사 처방을 받고 환각성이 심한 수면제도 다량으로 사간 것으로 확인됐다.
8일 MBN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씨는 수면제 '할시온'을 수년간 1000알가량 처방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할시온은 영국과 노르웨이 등의 국가에서 피해망상과 환각 등의 부작용으로 사용이 금지된 의약품이다. 지난 1988년 미국에서는 할시온을 복용하고 환각상태에 빠져 자신의 어머니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할시온의 주성분인 트리아졸람은 마약으로 분류돼 지난 2009년부터는 단기간 처방에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본인이 잠이 안 온다고 해서 처방을 내려줬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 2000년 12월부터 한 번에 10알에서 30알씩 5년간 모두 39차례에 걸쳐 880여 알을 처방받았고, 2006년과 2013년 두 차례까지 모두 1000알 가까이 처방받았다.
황재욱 순천향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수면제 계통의 약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약 내성이 생겨서 과량으로 복용하게 되고 약을 먹은 상태에서 자다가 깨었을 때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씨가 이 약을 다량으로 처방받은 시기는 바로 남편이 숨졌다고 진술한 시기와 겹쳐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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