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30대 설계사 A씨. '보험왕'의 꿈을 품고 일을 시작했지만 기대와 달리 초라한 모습에 자신감을 잃어간다. 처음 시작 당시에는 지인 등을 대상으로 기대 이상의 계약이 나오면서 순항하는 듯했다. 가정에서는 떳떳한 남편, 자녀들에게는 최고의 아빠임을 자부했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 연봉 1000만원을 못 버는 가장이 된 A씨는 다른 업종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보험의 달인'으로 통하는 B씨. B씨는 일명 '보험여왕'으로 설계사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말단 설계사로 시작해 보험사 임원까지 승진하는 대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봉은 10억원 남짓. 개인비서에 운전사까지 따라다니는 등 웬만한 대기업 사장 부럽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이처럼 같은 설계사라 하더라도 연봉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봉이 최고 10억원에 달하는 설계사부터 1000만원에 못 미치는 설계사까지 영업실적에 따라 연봉 차이가 큰 직종의 특성이 잘 드러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FY2012(2012년 4월~2013년 3월) 보험사 모집조직 및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설계사 1인당 월평균 소득은 295만원으로 산출됐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3540만원이다. 이는 설계사 39만9000명의 판매실적으로 집계해 계산한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325만1000원, 연봉 기준 390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 설계사의 경우 월평균 소득은 249만원, 연봉 환산 시 2988만원으로 나타나 생명보험을 파는 설계사의 연봉이 913만2000원, 월평균 76만1000원 더 많았다.
또 설계사 1인당 월평균 모집액은 2637만원이었으며, 업종별로 생보사 설계사가 3193만8000원, 손보사는 1765만4000원으로 파악됐다.
생손보 설계사간 연봉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보험업의 특성상 판매상품에 따라 수수료 체계가 다르고 보험사간 수수료 지급 방식에 차이가 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험왕', '보험여왕'으로 불리는 고액 연봉자의 경우 보험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억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사 설계사의 경우 최고 10억원에 달했으며, 손보사 설계사는 최고 8억원 안팎이었다.
생보사 설계사가 손보사 설계사 대비 연봉이 높은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각종 수당을 선지급하기 때문에 통상 손보 대비 연봉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생보사 보험왕 출신 설계사는 "간혹 설계사 지원자 중 설계사가 고액 연봉을 받는 직종으로 알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 설계사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설계사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버리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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