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계열사 빚보증 `배보다 커진 배꼽`
입력 2014-08-03 17:25  | 수정 2014-08-03 19:35
'숨은 빚을 조심하라.'
자기자본을 뛰어넘는 규모의 계열사 채무에 대해 보증을 서는 상장사가 많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당장 부채로 집계되지 않아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보증 대상자가 빚을 못 갚게 되면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88개 상장사가 458건에 해당하는 제3자에 대한 채무보증(채무보증 기간 연장 포함)을 결정했다. 2012년 같은 기간 161개사(404건)에서 지난해 179개사(423건)로 늘어난 데 이어 꾸준히 증가세다.
대부분 해외 법인이나 계열사에 대한 지원사격 목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과 베트남ㆍ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과정에서 불어난 것이다.
올해 네 차례나 채무보증에 나섰던 코스맥스는 유사시 중국(394억), 미국(206억), 인도네시아(25억) 등 해외 법인의 빚을 대신 갚아야 한다.

채무보증이 부실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문제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채무보증 사실을 공시한 42개 법인 가운데 삼부토건(1108%), 신성에프에이(763%) 등 18개 법인의 채무보증 총액이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제해야 할 채무보증 금액이 EBITDA(이자 등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에 비해 과도할 경우 이익으로 부채를 갚을 여력이 충분치 않아 현금 유동성이 막힐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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