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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팀 배제’ 그 날 이후 황새-독수리의 첫 비행
입력 2014-08-03 06:58 
황선홍 포항 감독(왼쪽)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최근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에서 제외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그 날은 7월 31일이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로 공석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차기 감독 후보로 외국인 지도자로 가닥을 잡힌 날이다. 기술위원회는 우선 협상 대상자로 3명을 압축했고 큰 탈이 없는 한 이들 가운데 태극호의 선장이 나올 전망이다.
국내 지도자는 제외됐다. 기술위원회가 제시한 8가지의 까다로운 조건을 부합한 1명이 있었지만 다른 이유로 뺐다. 거꾸로 말해,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감독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것이고 서류를 통과한 국내 지도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17명 중 딱 1명이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그 1명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원하든 원치 않든 17명의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결과적으로 ‘탈락 통보를 받은 셈이다. (물론, 위기에 처한 한국축구의 현재도 중요했으나 그에 못지않게 미래도 중요하게 판단해 두 젊은 지도자를 아껴둔 차원도 있을 것이다.)
협상이 본격 진행되고 최종 선임이 되지 않았지만, 큰 줄기에 따라 대표팀 감독이 아닌 클럽 감독으로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두 감독이다. 그리고 3일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는 그 날 이후 치르는 첫 경기다. 혹여 있을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낼 무대이기도 하면서 미래의 대표팀 감독 후보들의 지도력을 지켜보는 장이기도 하다.
최근 6경기에서 3승 3무로 가장 잘 나가는 두 팀인데, 포항이나 서울이나 퍽 중요한 경기다. 그리고 꼭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다.
포항은 선두를 달리나 전북, 전남에 쫓기고 있다. 포항만 만나면 이가 갈리는 수원을 상대하는 가운데 패할 경우 최악의 수가 된다. 포항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 가진 인천전(0-0 무)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1500골에 1골을 남겨두고 침묵했다.
다소 주춤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도 없었다. 그런 가운데 다시 앞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그 시점에서 보여줘야 할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이다. 자신감은 넘친다. 최근 수원전 7승 1무로 강세를 보였다. 포항이 이기고 전북과 전남이 비기면 최상의 수다.

여름만 되면 뜨거워지는 최용수 감독과 서울은 올해도 다르지 않다. 하위 그룹(7~12위)을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지난 2일 6위 울산이 인천에게 덜미를 잡혔다. 서울과 울산의 승점은 3점차. 서울은 최하위로 추락한 경남과 만났는데, 4골차 이상으로 승리하면 6위로 점프한다.
경남은 4연패 포함, 7무 6패로 최근 13경기 연속 무승이다. 서울 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 하는 ‘제물이다. 그렇다고 여유 넘치는 상황은 아니다. 서울의 시즌 원정 성적은 1승 4무 3패로 썩 좋지 않으며 최근 상대 전적은 3연속 무승부다. 레버쿠젠과 친선경기에서 드러났던 문제를 수리하는 건 최용수 감독의 몫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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