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에스콰이아의 기구한 운명
입력 2014-07-30 20:26 
구두 브랜드 '에스콰이아'로 유명한 제화업체 이에프씨가 결국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이에프씨 측은 "올 3월 주채권은행에 공동관리 프로그램(워크아웃) 개시를 신청한 뒤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채권단과 최종 합의에 실패해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프씨는 1961년 출범한 제화업체로 한때 금강제화, 엘칸토와 함께 구두업계 토종 3대 업체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 말부터 매출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급기야 2009년에는 명동 본점을 일본계 신발유통업체 ABC마트에 팔았다. 특히 그해 위기를 넘지 못하고 외국계 사모펀드인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에 매각되면서 창업 반세기 만에 새 주인을 맞아야만 했다.
이후 2011년까지는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잠깐 선전하기도 했지만 2012년부터 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에프씨는 2012년부터 영업손실이 불어나면서 결국 올해 3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하며 두 차례에 걸쳐 채권상환 유예기간 연장을 진행하는 등 4개월간 채권단과 협의를 거쳤지만 결국 채권단의 마음을 돌려세울 순 없었다. 업계에서는 에스콰이아의 몰락이 국내 구두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2012년부터 수입 구두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구두 편집매장이 빠르게 득세하면서 주요 백화점조차 에스콰이아 등 토종 브랜드 매장을 밀어내고 말았다.
이에프씨 관계자는 "조속히 경영을 정상화해 법정관리를 조기에 졸업할 것"이라며 "한국 대표 제화 브랜드로 다시 일어서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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