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생보사 카드납부 비중 20%로 `뚝`
입력 2014-07-21 17:40  | 수정 2014-07-21 22:21
카드로 납부하는 손해보험 상품 보험료 비중이 생명보험 상품보다 최대 9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나 교보생명과 같은 주요 생보사에서 보험료를 카드로 받지 않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21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ㆍ현대ㆍ우리 등 주요 카드사 상반기 보험료 수납 매출을 조사한 결과 손보 상품과 생보 상품 비중은 8대2로 극심한 차이를 보였다. 한 카드사의 경우 보험료 취급액 비중이 9대1에 달했다.
손보 상품 매출 순위는 시장 점유율과 비슷했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같은 '빅4'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메리츠화재, AXA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뒤를 이었다.
생보사는 업계 순위와 상관없이 영업ㆍ마케팅 전략과 취급 상품 성격상 카드 결제를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회사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나생명 상품이 대부분 카드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외 AIAㆍ신한ㆍ미래에셋ㆍ흥국 등이 5위권 내 들어갔다.
손보냐 생보냐에 따라 카드 결제 비중 차이를 보인 이유는 주요 생보사가 2010년부터 보험료 납부 방식을 카드에서 계좌 자동이체로 바꿨기 때문이다. 한화ㆍ교보생명은 아예 카드를 받지 않고 있고, 삼성생명은 순수 보장성 상품에 한해 삼성카드로만 받는다. NH농협생명은 농협ㆍKB국민ㆍ외환ㆍ비씨로 보장성 보험만 결제 가능하다.

비싼 수수료가 카드 결제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다. 보험업종 카드 수수료는 2%대 중반 수준으로 타 가맹점 평균 수수료보다 높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같은 손보 상품 보험료는 1년에 한 번 내면 되지만 생보 상품은 매월 최소 10년 이상을 내야 해 수수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생보사 중 카드로 보험료를 받는 라이나ㆍAIAㆍ신한ㆍ흥국 등의 공통점은 텔레마케터(TMR)가 영업의 중심이고, 저축성보다 보장성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텔레마케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카드로 보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보장성 상품은 저축성에 비해 보험사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카드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 비용을 적용한 합리적인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과거 수수료 혜택을 받았던 대형 생보사의 몽니라는 것이다. 2012년 금융감독당국은 대형 가맹점과 일반 가맹점 간 수수료율 격차를 줄이고자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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