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병언, 금수원 압색 당일 매제 오갑렬 전 대사 차타고 도주
입력 2014-07-21 17:17 

세월호 침몰 이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금수원을 빠져나갈 때 매제인 오갑렬 전 체코대사가 자신의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1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재욱) 심리로 열린 유씨 도피 협력자 9명에 대한 공판에서 4월 23일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갈때 오 전 대사를 불러 오 전 대사 차를 타고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엔 추모.한모.신모.신모.변모씨 부부 등 7명의 피고인이 범인은닉 등 혐의로,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과 유씨 자금관리 비서인 김은주 모래알디자인 이사(55.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출석했다.
검찰은 기소요지를 설명하는 모두 진술시간에 오 전 대사가 유 씨에게 도피 차량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유씨 여동생과 결혼한 오 전 대사는 2010년부터 작년 6월까지 체코 대사를 역임했다. 2011~2013년 사이 유씨가 프랑스 등 유럽에서 개인 사진전을 개최할 때 대사 지위를 이용해 지원했다 등의 의혹이 일자 외교부는 지난달 23일 오 전 대사가 공무원 신분으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해임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대사가 자신의 차량을 유씨에게 제공한 4월 23일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과 유씨 자택,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날이다. 유씨는 압수수색 전인 23일 오전 금수원을 빠져나가기 위해 오 전 대사를 금수원으로 불렀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유씨는)4월 22일 오후 무렵 도피를 결심하고 일명 신엄마(신명희.64.여)로 하여금 도피처를 물색하게 한뒤 23일 금수원 압수수색이 임박한 시점에 매제 오 전 대사를 금수원으로 불러 오씨 차를 이용해 신모씨(33.여) 등과 금수원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신엄마 언니 집에서 하루를 머문 유씨는 24일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 출석하겠다. 유가족에게 전 재산을 내놓겠다"는 뜻을 국민에게 공표하게 한 뒤 그날 밤 한모씨 집으로 은신처를 변경해 5월 3일까지 머물렀다. 이후 유씨는 5월 3일 이재옥 헤마트센트릭라이프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양회정.신씨 등과 함께 순천 별장으로 이동했다. 유씨가 금수원을 빠져나와 순천 별장으로 이동하던 시기는 검찰이 계열사 경리 직원과 아이원아이홀딩스 김동환 이사 등 40여명의 소환조사하며 횡령 등 혐의를 구체화한 때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검찰은 피고인들의 도피 조력 사실을 일일이 나열하며 "피고인들의 개별 조력 행위가 다른 도피와 결합돼 유병언씨의 의식주가 해결되고 검찰 수사상황과 정보, 금수원 정보 취득을 통해 (유씨가)구원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피고인들이 각자 역할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볼 때 순차적이고 묵시적인 공모 관계가 보여진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모 관계 가담 및 탈퇴 시기를 알아봐 다음 기일때 공소장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측 변호인들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이나 혐의 적용이 법률상 구성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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