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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타이어株에 찾아온 기회
입력 2014-07-21 17:14 
자동차를 구입하면 보통 10여 년은 운행할 수 있다. 최초 구입자가 신차를 운행하는 기간이 3~4년으로 짧더라도 제2의 구매자, 제3의 구매자들이 중고 시장에서 구입한 뒤 추가적으로 몰고 다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10여 년을 사용하다 보면 소모성 부품, 특히 타이어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타이어는 통상 연간 2만㎞의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4~5년의 교체주기를 가지고 있고, 이 주기를 지킬 때 가장 안전하게 쓰일 수 있다.
교체가 필요한 이유는 고무로 제조된 특성상 지면에 닿는 면인 트래드 마모가 필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폭설이 있는 겨울 등 기후 조건이 열악한 계절에는 마찰계수를 높이기 위해 겨울용 타이어로의 교체가 절실하다. 재미있는 것은 타이어가 자동차 외관에서 유일하게 브랜드가 노출되는 부품이어서인지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가장 잘 알려진 대표 브랜드는 브리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같은 빅3다. 이들 제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충성도는 대단하다.
다행히 한국산 타이어도 이미 이들 빅3와 컨티넨털, 스미토모, 피렐리를 제외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글로벌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유수 글로벌 자동차업체 신차용 타이어(OE, Original Equipment Tire)로 속속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OE가 중요한 이유는 절반 이상의 소비자들이 타이어 교체 시 신차에 장착되어 있던 원래 OE 타이어와 동일한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점 때문이다. OE는 잠재적 RE(교체용) 타이어에 대한 수요를 낳는 '씨앗'인 셈이다.
최근 중국산 타이어인 Chengshin, Zhongce, Giti, Triangle 등이 가격을 주무기로 빠른 속도로 한국산 타이어를 추격하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OE로는 부족한 품질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저가 RE 타이어 시장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재고가 늘면서 출혈을 해서라도 수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중국산 타이어가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이고 있다. 한국산 타이어의 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미국의 최대 규모 노조인 USW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덤핑 제소를 했고 ITC와 상무부의 예비조사가 진행 중이다. ITC 예비조사와 11월 4일 선거 등 현재 분위기로 보면 다시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가 유력해 보인다.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그동안 고생했던 한국산 타이어에 다시 기회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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