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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대타 굴욕’, 어떻게 봐야할까
입력 2014-07-21 08:16 
추신수가 21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왔다가 다시 교체되는 수모를 맛봤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추신수가 ‘대타 굴욕을 당했다.
추신수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대타로 출전했지만, 다시 교체됐다.
보호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그는 팀이 6-9로 지고 있던 9회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섰지만, 상대가 투수를 우완 케이시 젠센에서 좌완 아론 룹으로 바꾸자 다시 J.P. 아렌시비아와 교체됐다. 경기도 그대로 6-9로 끝났다.
대타를 좌우 매치업에 따라 바로 교체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그것도 타자가 대타 전문 요원이 아닌 주전 선수임에도 바로 교체한 것은 더욱 보기 어렵다. 추신수 입장에서는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추신수는 좌타자이지만, 이번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좌타수 상대 101타수 25안타 타율 0.248로 우투수(229타수 53안타 0.231)보다 오히려 성적이 더 좋았다. 출루율(0.355/0.354), 장타율(0.396/0.354)도 더 높았다. 그럼에도 워싱턴의 선택은 우타자였다.
추신수는 왜 이런 굴욕을 당한 것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론 워싱턴 감독의 성향이다. 워싱턴 감독은 메이저리그 감독치고는 꽤 세밀한 부분에 집중한다. 희생번트 예찬론자이자, 롱 릴리버 예찬론자다. 선수들의 역할을 세분하고, 이에 따라 큰 틀에서 경기를 움직이는 다른 지도자들과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경기 상황도 승패가 걸린 중요한 상황이었다. 9회 ‘큰 거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타석. 아무리 좌투수 상대 타율이 우투수보다 좋은 좌타자라지만, 이런 상황에서 좌완 불펜 앞에서 좌타자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는 추신수의 현재 상태다. 좌투수 상대 타율이 더 좋다지만, 이는 상대적인 비교다. 이번 시즌 추신수의 방망이는 너무 안 맞고 있다. 여름 들어 반등에 성공하기는커녕 더 슬럼프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9경기에서 33타수 4안타, 타율 0.121에 그쳤다. 볼넷을 3개 얻는 사이 삼진은 14개를 당했다. 시즌 득점권 타율도 0.158에 불과하다.
토론토 원정 3연전을 1승 2패로 마친 텍사스는 뉴욕으로 이동, 22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원정 4연전을 치른다. 추신수는 뉴욕에서 이 굴욕을 만회할 수 있을까.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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