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외 기업실적 발표가 최대변수
입력 2014-07-13 17:33 
하반기에 들어선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코스피가 1980선으로 내려오자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지수를 끌어내렸던 포르투갈 금융불안은 단기 이슈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 실적 시즌엔 2000선 안팎 좁은 박스권 흐름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 코스피는 한 주 만에 1.04% 하락한 1988.74로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2000선을 다시 내줬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BES)'가 지주회사 회계 부정으로 거래정지를 당하자 남유럽 금융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포르투갈 충격이 오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유로존 위기의 진원지였던 P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국가에서 다시 은행 부실 우려가 불거져 세계 증시가 과민반응하고 있을 뿐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날 급락했던 미국 S&P500과 유럽스톡스600지수도 11일 각각 0.15%와 0.21% 상승해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당일 4.2% 폭락했던 포르투갈 리스본 PSI지수는 0.6% 올랐다. 일부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경기 부양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시장 불안이 사라지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럽과 함께 미국 경기 회복 여부도 증시 향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15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기를 낙관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 신흥국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신용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7월까지 코스피 관망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7월 말 FOMC 회의에서 긴축을 둘러싼 연준 입장을 확인하고 9월부터 ECB가 본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만 코스피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변수로는 2분기 기업 실적이 코스피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주에도 KT&G(17일), LG화학(18일) 등 실적 공개가 예정돼 있다. 실적면에서 바닥이라는 신호가 감지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 속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에서도 주요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현지시간 14일 씨티그룹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이 예정돼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대기업 2분기 실적이 낮아진 기대치조차 충족하지 못하면 외국인보다도 기관이 자신감을 잃고 공격적인 매도세를 보일 수 있다"며 "실적 시즌 영향권에 있는 7월까지는 대형주 부진과 중소형주로의 쏠림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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