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인 5가구 중 1가구는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해 발표한 '우리나라 노인가구의 소득 및 자산빈곤 실태와 정책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사연의 이주미 연구원과 김태완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노인가구의 소득과 자산빈곤 변화를 살펴본 결과 노인가구 중 2년 동안 자산과 소득이 동시에 빈곤한 경우는 21.6%로 나타났다"며 "이는 노인 5가구 중 1가구는 계속해서 소득과 자산이 빈곤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노인가구 중 같은기간 소득과 자산이 모두 빈곤한 비율은 4.9%에 불과했다.
노인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2011년 5100만원, 2012년 550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하는 비노인가구에 한참 못미쳤다. 노인가구 대부분이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질병과 사고 등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사회적 위험에 곧바로 대처하기 위한 유동자산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가구 유형별로는 노인독거가구가 노인부부가구에 비해 부동산 자산 뿐만아니라 금융자산도 매우 적어 위기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1년과 2012년 노인독거가구 중 자산과 소득이 동시에 빈곤한 경우는 47.0%로 높았지만 노인부부가구 중에서는 이 비율이 16.8%로 낮았다.
연구진은 "혼자 사는 노인은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라며 "자산과 소득에서 모두 빈곤한 노인독거가구에 대해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낮춰 주거와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등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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