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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이학수 2세들, PEF시장 `맹활약`
입력 2014-07-09 14:44  | 수정 2014-07-09 15:08
(좌) 이상훈 모간스탠리PE 한국대표, (우) 이상호 글랜우드투자자문 대표
삼성그룹 실세였던 이학수 전 삼성물산 고문의 아들들이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말 그대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이 전 고문의 장남인 이상훈 모간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 한국대표와 차남 이상호 글랜우드투자자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차남인 이상호 글랜우드 대표는 최근 벌어진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현대백화점그룹(현대홈쇼핑), 한앤컴퍼니 등 업계의 '큰손'들을 제치고 농협PE-글랜우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자금력이 충분한 농협PE와 손잡고 약 31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글랜우드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에도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자금 모집 등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중도하차'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글랜우드는 일찌감치 오버부킹(모집한 자금이 인수금을 초과하는 것)에 성공하며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결국 지난 2일 농협PEㆍ글랜우드 컨소시엄은 (주)동양과 동양매직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수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지은 상태다.
이상호 대표는 지난해까지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한국지점에서 일하다 올초 글랜우드에 합류했다. 과거 골드만삭스에서 동양매직 매각을 주간하다 법정관리 사태로 한차례 무산된 경험을 살려 이번 인수전 전략 수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일본 가전업체 팔로마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신선한 계획으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상호 대표는 "골드만삭스 재직 시절 동양매직 매각 건을 주간하면서 얻은 네트워크와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이번 딜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인수 후에도 단순히 펀드의 수익성만 높이는 전략이 아니라 동양매직의 경쟁력을 높이고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남인 이상훈 모간스탠리PE 대표의 활약도 눈부시다. 지난 2011년 취임한 이상훈 대표는 과거 삼성그룹과 메릴린치증권 등을 거친 M&A 업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이상훈 대표는 최근 약 3000억원에 한화L&C 지분 90%를 인수하는 딜을 이끌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한화L&C를 소재 부문과 건축자재 부문으로 나누고 건축자재 부문을 모간스탠리에 사명까지 그대로 매각하기로 했다.
이상훈 대표는 전주페이퍼ㆍ놀부NBG 등 다양한 투자 건을 성사시켰다. 특히 지난해 위생용지 업계 2위인 모나리자를 지분 66%를 매입한 건과 올해 현대차그룹 이노션 지분 40% 인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건은 모간스탠리PE의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이학수 전 삼성물산 고문은 과거 삼성그룹 비서실장 등을 거치며 이건희 회장을 보좌한 핵심 인물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고문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는 시기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PEF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친의 영향력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 두 사람의 비지니스 실력과 성실한 태도가 업계서 워낙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향후 업계를 대표할만한 스타 플레이어로 자기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본 기사는 7월 4일(14:5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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