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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독일] 냉혈한 전차군단, 인정은 없었다
입력 2014-07-09 06:50 
독일은 브라질에 대승을 거뒀다. 크게 앞서도 칼을 놓지 않았다. 사진(브라질 벨루오리존치)=ⓒ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1. 최근 치러졌던 월드컵 준결승에서 이렇게 많은 골이 터진 적이 있었을까. 8강 4경기에서 5골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준결승 1경기에서 무려 8골이 나왔다. 난타전도 아니었다. 한 팀의 일방적인 골 사냥이었다. 인정사정 봐주는 건 없었다. 전차군단은 냉혹했다.
독일이 개최국 브라질을 완파하고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진출이다. 12년 전 우승의 꿈을 접게 한 브라질을 상대로 깨끗이 설욕했기에 더욱 통쾌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을 철저히 숨겼다. 환희는 잠시였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을 되찾았다.
독일은 90분 내내 흐트러짐이 없었다. 1,2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추가골을 넣기 위해 찬스를 만들었고, 찬스가 생기면 놓치지 않았다. 긴장의 끈을 놓아도 될 법했다. 브라질은 전의를 상실했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섰지만 자존심 회복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독일은 3장의 교체 카드로 선수단 운용에 여유를 부렸지, 경기 운영에 여유를 부리진 않았다.
독일은 전반 11분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1골차 리드는 불안했다. 홈 이점을 가진 브라질이 흐름만 타면, 독일도 어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독일은 브라질을 완벽 분석했다. 브라질의 손과 발을 꽁꽁 묶었다. 그러면서 펀치를 잇달아 달렸다. 손과 발을 쓸 수 없는 브라질은 속수무책으로 맞고 또 맞을 뿐이다.
독일은 전반 23분부터 전반 29분까지 6분 동안 4골을 몰아쳤다. 믿기지 않는 골 퍼레이드였다. 클로제(라치오), 크루스(2골·바이에른 뮌헨), 케디라(레알 마드리드)가 잇달아 골을 터뜨렸다. 5-0, 승부는 일찌감치 끝났다.
후반 초반 브라질의 반격이 독일의 신경을 건드렸을까. 독일은 곧바로 더 강한 펀치를 두 방 날렸다. 클로제를 대신해 들어간 ‘조커 쉬얼레(첼시)가 후반 24분과 후반 34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고개 숙인 세자르, 그가 7골이나 허용할 줄 알았을까. 사진(브라질 벨루오리존치)=ⓒAFPBBNews = News1
7실점. 경기장을 가득 메운 브라질 팬조차 독일을 위해 박수를 쳐줬다. 치욕스런 브라질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빨리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길 바랄 뿐이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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