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현대차 미래가치가 매력적인 이유
입력 2014-07-07 17:17 
투자할 돈이 넉넉하고 물건도 잘 팔리는데 공장 생산 능력이 한계에 이른 탓에 돈 벌기를 포기한다? 최근 현대ㆍ기아차의 공급 능력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추가 증설이 가능한지 여부가 세간의 관심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더불어 현대차 4공장의 충칭 건설 허가 여부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착공 가능성도 계속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30만대인 기본 생산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러시아ㆍ브라질 공장의 추가 증설 가능성에 대한 소문도 마찬가지다. 여러 의문 제기에 대해 아직까지 현대ㆍ기아차의 공식 발표가 없다 보니 말만 무성하다.
무리한 성장 뒤에 따르는 부정적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지난 2~3년간 현대차그룹은 전략 방향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경했다. 다행히 800만대 생산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선배인 제너럴모터스(GM)나 도요타가 겪었던 성장통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추가 공급 능력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고 저성장이 염려된다는 점이다. 16년 후에는 성장이 아예 멈출 수도 있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주당가치(BPS)를 기준으로 하되 향후 성장 여부에 따라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가 결정되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성장을 통한 미래 가치인데, 투자자들이 공급 부족으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면서 주가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현금 및 현금 등가물이 24조원을 넘어섰고 금융사를 제외한 순수 자동차 부문의 순현금만 16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30만대 기본 공장을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이 1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추가 공장 건설에 따르는 금전적 부담은 제한적이다. 기아차도 순현금으로 돌아선 이후 빠른 속도로 현금 축적이 이뤄지고 있다.
넉넉한 현금을 비축하고 있다면 신규 공장 착공은 충분히 가시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모델 라인업, 친환경차 확대, 파워트레인 성능, 고품격 브랜드 도입, 인수ㆍ합병 등 내부적인 전략과 글로벌 경제 상황, 업체 간 경쟁 심화, 각의 규제 강화 등 외부적인 변화에 따른 고민이 필요한 때다.
큰 그림에서 곧 양적 성장이 재개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 시장 곳곳에서 공급 부족이 표면화하고 있고 새로 출시된 신모델이 옛 모델에 비해 많이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원화 강세와 글로벌 저금리는 해외 공장을 저렴한 비용에 큰 부담 없이 짓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투자자들 염려가 빨리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