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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고 고민해봐야 할 ‘外人 GK’ 영입 부활
입력 2014-07-07 14:09 
김승규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국내 골키퍼의 수준은 세계축구와 한참 떨어져 있다. 골키퍼 기량 향상을 위해 외국인 골키퍼 영입 금지 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성남)=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에 따른 휴식을 마치고 K리그 클래식이 7월 첫째 주말 재개한 가운데 현장 지도자들은 아꼈던 말을 꺼냈다.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세계축구에 크게 밀려난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지적하면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 가운데 12명의 K리그 클래식 감독 가운데 형님뻘인 조민국 울산 감독의 한마디가 꽤 인상적이었다.
조민국 감독은 K리그 클래식에서 초보 사령탑이다. 지난해 말 김호곤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동의대와 고려대,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그 또한 월드컵대표였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1986 멕시코월드컵에 참가(2경기)했고, 4년 뒤 이탈리아월드컵에도 출전(1경기)했다.
그리고 울산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김신욱, 김승규, 이용 등 3명의 월드컵대표를 배출했다.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운 구단이다. 더욱이 골키퍼 김승규는 벨기에와 마지막 경기에서 비록 팀 패배를 막지 못했으나 잇단 선방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조민국 감독은 김승규를 바라보면서 못내 아쉽기도 했다. 김승규의 활약 여부가 아니라 세계축구 흐름에 뒤처진 한국 골키퍼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조민국 감독은 외국인 골키퍼 영입금지라는 쇄국정책을 이제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K리그에는 외국인 골키퍼가 사라졌다. 국내 골키퍼 육성을 위해 외국인선수 제도는 유지하되 골키퍼만은 예외였다. 1997년(시즌 2/3 출전)과 1998년(시즌 1/3 출전) 점진적으로 출전 기회를 줄이더니 1999년부터 뛸 수 없도록 강제했다. 신의손, 일리간 등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골키퍼 때문에 국내 골키퍼들이 설 자리를 잃었던 걸 우려한 것이다.
국내 골키퍼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K리그의 전반적인 경기 수준은 떨어졌다는 게 조민국 감독의 의견이다.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 23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골키퍼는 해외파가 없었다. K리거 3명이 나섰는데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알제리와 두 번째 경기에서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다.
조민국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은 세계축구에 뒤처졌는데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게 골키퍼였다. 순발력, 활동 반경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라며 골키퍼의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인 골키퍼 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조민국 감독은 난 오랫동안 K리그에 외국인 골키퍼 제도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수한 외국인 골키퍼가 오면 K리그 수준이 올라간다. 실력 있는 골키퍼를 뚫기 위해 공격수들의 슈팅 질부터 좋아진다. 또한, 함께 훈련하면서 국내 골키퍼들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을 마친 뒤 선수들의 개인 기량 향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고 선진 축구 경험을 위한 해외 진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골키퍼의 해외 진출은 어렵다. 세계 어느 리그를 막론하고 출중한 기량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자국 골키퍼를 우선시하는 경향이다. 최근 태극마크를 단 골키퍼 가운데 해외파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가 유일하다. 그런 가운데 골키퍼의 기량 향상은 물론 K리그 발전을 위해 외국인 골키퍼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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