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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영화愛人] 티캐스트 송유진 과장, 안목과 직감으로 진주 찾기
입력 2014-07-07 10:23  | 수정 2014-07-09 00:39
한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다양한 사람들을 거치게 된다.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배우, 촬영감독, 제작진, 의상팀, 무술팀, 투자자, 배급사, 매니저, 홍보사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다해 제작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늘 영화가 개봉되면 배우 또는 감독만이 인터뷰를 통해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MBN스타] 묻혀있던 진주(영화)를 찾는다. 쌓아온 안목과 직감으로…”

티캐스트는 태광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의 하나인 케이블 방송 사업의 콘텐츠 사업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2000년 10월, E채널로 출발하여 현재 영화, 드라마, 여성트렌드, 르포, 애니메이션, 미드 등 총 10개 채널을 론칭시키며 한국 케이블 TV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커다란 티캐스트 안에서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씨네큐브를 운영하며 영화 수입, 배급에 힘쓰고 있는 영화팀이 있다. 정확한 명칭은 티캐스트 콘텐츠허브. 이 명칭은 2013년에 새로 만들어져 불리고 있다. 2010년부터 생긴 영화팀에는 현재 4명의 직원이 열심히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과거 운영을 맡겼던 씨네큐브까지 2009년부터는 직접 운영 중이다.

영화팀에서 수입과 배급,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과장 송유진. 2010년 티캐스트 콘텐츠허브에 들어와 횟수로만 올해 5년이 됐다. 송유진 과장은 늘 영화 수입, 배급, 마케팅을 위해 뛰고 또 뛴다. 꾸준히.

티캐스트 콘텐츠허브 영화팀에는 4명이 있는데 2명은 극장 운영에, 나와 또 다른 한명은 수입과 배급,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근무 중이다. 솔직히 벅차긴 하지만 영화인들은 멀티니까. (웃음) 난 주로 영화제 마켓에서 영화를 수입해온다. 때문에 팀원 내에서 가장 출장이 많다. 일 년에 베를린 영화제, 칸 국제영화제는 기본이고 거기에 다른 다양한 영화제까지 간다.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 카와세 나오미 감독의 ‘스틸 더 위터를 사왔다.”

해외는 물론 국내 영화제 마켓에 참여해 남다른 안목과 직감으로 영화를 구입해오는 송유진 과장의 눈은 예리하다. 미리 구입을 위한 시나리오, 감독, 배우 등 사전 지식을 알고 있음에도 작품의 완성도는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또한 기대를 해도 기대 이상의 완성품이 나오지 않을 경우도 있다. 때문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센스가 필요하다.

모두가 다 작품 선정의 기준이 비슷할 것이다. 나 역시 배우는 입장이다. 유행, 대중들의 성향이 빠르게 변해 이를 맞추는 게 힘들지만 경험이 쌓이다보니 우리 회사에서 꼭 구입해야된다는 영화들은 촉이 온다. (웃음) 우선 스토리가 중요하다. 사실 완성된 영화는 고르기 쉬운데 요즘의 마켓이 그렇지 않다. 때문에 미리 구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려면 우선 시나리오를 읽어 스토리를 알아야 되고, 감독과 배우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특히 예술영화는 수상으로 좌우되기에 이런 가능성도 알아내야 한다. 마치 예언 같다. (웃음) 정말 운이 좋은 적도 있었다. 작년 개봉작은 1년 전 칸 국제영화제에서 구입했는데 영화제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당시 시나리오와 감독, 배우만을 보고 구매했는데 너무 잘된 케이스다. 지금 생각해도 행운이다. 요즘의 마켓은 선판매가 많아졌다. 어찌 보면 미리 사는 게 경쟁적인 부분도 있다. 그러나 완전 보장된 게 아니라 모험이다. 아마 3년 전부터 가격도 처음보다 2~4배는 올라가고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 같다.”

과거보다 영화제 마켓의 경쟁이 치열해졌기에 송유진 과장은 좋은 작품을 놓치지 말아야 된다는 조급함이 생긴다고도 밝혔다. 편하게 극장에 앉아 예술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은 몰랐을 수입, 배급자의 고충이다.

또한 영화제 마켓에서의 밀당(밀고당기기)으로 수입한 작품이 어느 정도의 상영관을 못 잡을 경우, 엄청난 손해가 생긴다. 그런가하면 너무 좋은 작품은 여러 수입 배급사의 눈에 들어와 때 아닌 경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한 영화를 두고 여러 경쟁이 벌어질 경우는 그 영화 관계자들이 판단을 한다. 그들은 우선 가격과 회사, 회사의 능력 등을 보고 고른다. 간혹 특정회사는 계약을 하고도 로얄티를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외국에서 빠르게 소문이 나 도태된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외국 거래처로부터 신뢰감 있게 잘하고 있다. (웃음) 그러나 수입 가격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한다. 해당 지불을 하지 못해 원하는 작품을 포기한 적도 있다. 또한 사온 영화가 미처 상영관을 예상만큼 잡지 못한다면 마이너스인데, 요즘은 IPTV 산업이 잘되어서 행여 극장에서 인기가 떨어져도 IPTV로 어느 정도의 마이너스는 채울 수 있다.”

아무리 IPTV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더라도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으면 조금은 무의미하다. 상업영화들의 경우는 상영관 확보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예술영화, 다양성영화들은 하늘의 별따기다.

수입적인 부분이 해외에서 이루어진다면 배급은 국내 상영관을 잡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수입, 배급사가 많아 극장으로서는 거래처가 많아졌다. 상영될 영화들은 넘쳐나고 상영관 잡기는 정말 바늘구멍이다. 예술영화 중에서도 잘되는 작품은 정말 잘되고, 안 되는 작품은 정말 안 된다. 빈익빈 부익부다. 이런 상황에서 씨네큐브라는 예술영화 전용 극장을 가지고 있는 건 행운이다. 씨네큐브가 예술영화 관객들에게 존재감도 있고, 예술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아 자랑스럽다. 때문에 책임감도 느끼고 영화관을 채워주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내 일에도 더욱 성실해야겠다. 또한 매년 12월 1일은 씨네큐브 개관일로, 극장에서 상영될 신작들을 모아 미리 상영하는 영화제를 진행한다. 인기도 많고 매진세례도 이어진다. 관객들에게 인정받아 자랑스럽다. (웃음)”

사진=포스터
송유진 과장은 2002년도부터 영화 관련 일을 시작했다. 당시 신생 한국영화 제작사 기획실에 입사해 근무했고, 2003년 ‘스폰지라는 외화 수입 배급사에 몸담았다. 이때부터 해외업무와 인연을 맺은 셈이다. 당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일본 인디영화가 붐이었고, 오다기리 조, 아오이 유우, 미야자키 아오이의 방한도 진행했다. 빡빡한 일정으로 영화사는 물론 송유진 과장까지 함께 성장했고, 힘들었지만 많은 걸 보고 배웠다고. 6년 3개월의 근무 끝에 현재 직장인 티캐스트에 들어온 것이다.

약 13년 동안 영화인으로 살고 있는 송유진 과장에게 ‘영화인으로서의 삶을 물었다.

친구들과 만나면 하는 이야기지만 난 내 취미를 발전시켜서 직업으로 사는 사람이다. 덕분에 행복지수도 높고 만족감도 높다. 좋아하는 것을 위주로 직업을 택했으니까 재미있고 좋다. 사무직과 달리 영화를 검색하고 직접 고르고 판단하는 작업이 창의적이라 정말 재미있다. (웃음) 일을 하다 보니, 나와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로 얻는 우대감도 크다. 또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감독의 시놉시스가 커져 배우를 캐스팅하고, 제작하고 완성되고 극장에서 개봉하고의 과정을 보는 즐거움이랄까. 이는 일반인이라면 못 느꼈을 재미 아닌가싶다.”

송유진 과장이 고른 작품은 그녀의 빛나는 필모그래피가 되는 것은 물론, 티캐스트 콘텐츠허브까지 영화업계에서 돋보이게 해준다. 때문에 영화를 고르고 선택하는 일에 자부심도 느낄 터.

난 회사의 이름을 걸고 영화를 수입해 배급하는 걸 보여주는 입장이라 어떤 영화를 고르는가가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항상 신경을 쓰려고 하고 신중하게 영화를 골라야 된다는 직업의식을 갖고 있다. 여태까지 내가 고른 영화들이 100개는 넘고 티캐스트에서만은 20개 정도가 될 것 같다. 골라온 작품만큼 알게 된 사람도 많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내가 구입해 온 작품이 잘 될 때의 쾌감은 말할 수 없다. (웃음) 마치 ‘그을린 사랑처럼 누구도 보장하지 않은 흥행은 쾌감이 크다. 묻혀있는 진주를 찾았다는.”

사진제공=티캐스트 콘텐츠허브
마지막으로 송유진 과장으로부터 티캐스트 콘텐츠허브의 2014년 라인업도 들어봤다.

올해는 분기별로 하나씩 영화가 개봉된다. 소피마르소 주연의 로맨스 ‘어떤만남을 시작으로, 가족영화, 중년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관객을 만나게 된다. 본의 아니게 ‘차가운 장미를 시작으로 프랑스 여배우 열전이 되어버렸다. 아마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묻혀있는 진주 많이 찾아주세요. 꼭이요.”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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