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숙인 환자만" 수상한 요양병원
입력 2014-07-05 20:16  | 수정 2014-07-05 20:51


【 앵커멘트 】
멀쩡한 노숙인을 환자로 둔갑시켜 입원시키는 요양병원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환자 1인당 백만 원이 넘는 지원비를 주는데, 이를 노리고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노숙인 쉼터 앞을 어슬렁거리던 한 남성이 노숙인을 차에 태워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한 강화도 요양병원.

숙식을 해결해준다고 꾀어, 멀쩡한 노숙인을 환자로 위장해 입원시키는 겁니다.

오늘 새벽, 노숙인을 유인하려는 또다른 병원 관계자들 모습이 MBN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 인터뷰 : 노숙인
- "노란 조끼 입고 다니는 사람들 있어. 거기 병원 차가 항시 대기해. 엊그제 두 명 병원 갔어."

건강보험공단에서 입원환자 한 명 당 백만 원이 넘게 주는 지원비를 타내려고 가짜 환자를 모집하는 겁니다.

임 모 씨도 잘 곳과 먹을 것을 제공해준다는 말에 우울증 환자로 허위 입원했습니다.

▶ 인터뷰 : 임 모 씨 / 요양병원 퇴원자
- "나 같은 경우에 솔직히 말해서 아무런 병도 없었거든요. (의사도) 알면서 그냥 돈벌이니까."

노숙인이었던 김 모 씨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돈을 받고 다른 노숙인들을 데려왔습니다.

불법인 줄도 모르고 이용당한 겁니다.

심지어 병원 측이 노숙인들을 감금까지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전 요양병원 직원
- "술에 너무 취해서 입원 동의서에 사인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내보내 달라고 큰소리치고 발로 차면 억제하려고 팔다리를 다 묶어요."

하지만, 해당 병원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사실이 아니고요. 차트에 가짜 환자 만들고 이런 건 할 수가 없어요. 술 먹고 행패 부리면 CR실(격리실)에 넣게 돼 있어요."

노숙인들을 꾀어 가둬놓고 보험금을 타낸 의혹을 받고 있는 요양병원들,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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