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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롯데쇼핑 수요예측 턱걸이, AA급 자존심 흔들
입력 2014-07-04 14:16 

[본 기사는 7월 2일(11: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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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진행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턱걸이로 마무리했다. 수요예측 미달은 면했지만 롯데그룹에 핵심계열사라는 롯데쇼핑 자존심에 상처를 남길 뻔했다.
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 최근 3년물과 5년물 각각 2000억원씩 총 4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 경쟁률은 다소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 4000억원 규모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데 기관 투자자금 4300억원이 청약 의사를 밝히는 데 그쳤다. 3년물에 2300억원, 5년물 2000억원이 청약해 겨우 발행 목표액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3년물 최종 발행금리는 롯데쇼핑이 발행하고자했던 공모 희망금리 범위(민평금리-19%bp~민평금리+1bp)안에서 발행됐다. 롯데쇼핑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 3사 평균금리)와 비교해 7bp(1bp=0.01%)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5년물 발행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1bp 높은 수준으로, 공모 희망금리 범위 안으로 들어왔지만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발행 금리가 공모 희망금리 밴드 상단에서 결정될수록 투자자들이 채권값을 낮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롯데쇼핑 회사채 신용등급(AA+급)과 유통업종을 선호하는 기관투자자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 같은 수요예측 결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특히 최근 AA급 이상 회사채가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회사채가 발행할 때마다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며 매각됐다.
실제로 롯데쇼핑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은 LG유플러스(AA급)는 최근 20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 총 7100억원 규모 기관 투자자금이 몰려 흥행을 기록했다.
롯데쇼핑과 같은 신용등급인 S-Oil(AA+급)도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8900억원 규모 기관 자금을 끌어 모아 2대 1 이상 경쟁률 보였다. S-Oil은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기피하는 경기민감업종에 속해 있지만 대규모 기관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유리한 회사채 발행 환경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롯데쇼핑 회사채 수요예측이 부진했던 이유는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그룹 핵심 계열회사인 롯데쇼핑은 공격적으로 투자한 해외 부문 성과가 부진하면서 재무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반영되면서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Baa1'에서'Ba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롯데쇼핑 부채 수준이 높고 의미 있는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작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11년 발행했던 1조원 규모 해외 전환사채(CB)가 올해부터 조기상환(풋옵션) 조건에 진입한 것도 불안감을 키웠다. 실제로 이번에 롯데쇼핑이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해외 전환사채(CB) 투자자들 풋옵션 행사에 따른 상환 재원으로 활용한다. 투자자들이 추가로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재무부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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