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형 병원이 강도에게 총을 맞은 한인 노숙자를 입원 2시간 만에 거리로 돌려보낸 사실이 드러나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지역 방송인 WSB와 뉴스앤포스트 등에 따르면 애틀랜타남쪽 75번 고속도로 주변 숲에서 텐트를 치고 살고 있는 박모(57)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권총 강도를 만났다.
20대 흑인 남성으로 알려진 강도는 박씨와 그 옆에서 노숙하던 로저 콜리(43)라는 남성에게 돈을 요구했고, 이들이 "가진 돈이 없다"고 하자 권총을 난사했다. 박씨와 콜리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도움으로 인근 애틀랜타메디컬센터로 옮겨져 응급 처치를 받았다.
박씨는 머리 피부와 두개골 사이에 총알이 박히는 등 머리, 목, 등에 총격으로 인한 깊은 찰과상을 입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다친 곳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한 지 몇 시간 만에 처방약도 주지 않고 퇴원시켰다고 박씨는 주장했다.
환자 가운만 걸친 상태로 병원 문을 나선 그는 범인이 다시 찾아올까 두려워 노숙 텐트로 돌아가지 못하고 고속도로 주변을 서성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애틀랜타메디컬센터 대변인은 "총상 환자에 대해선 부상의 경중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적절한 치료를 하고 있다"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박씨는 방송과 인터뷰에서 매운 서툰 영어로 자신은 의정부 출신이며 33년 전 애틀랜타에 이민와 살다가 수년전부터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자와 동행한 한국인이 한국어로 말을 걸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나는 미국인"이라며 대화를 거부했다고 뉴스앤포스트는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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