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제윤, 사무관 시절 꿈은…은행 생활화·한일銀 민영화 해결
입력 2014-07-01 17:31  | 수정 2014-07-01 19:30
"1981년 4월 재무부 초임 사무관 시절 제 손에 들려 있던 업무계획서가 떠오릅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술신용정보 활용을 위한 금융기관 업무 협약식' 마무리 발언 순서에서 뜬금없이 30년 전 얘기를 꺼냈다. 18개 은행장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였다.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덮은 신 위원장은 1981년 4월 재무부 초임 사무관 시절 작성한 업무계획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재무부 업무계획 자료 첫 번째 큰 제목이 '내자 동원의 극대화', 소제목은 '은행 이용의 생활화'였다. 신 위원장은 "노란 봉투에 들어 있는 쌈짓돈을 은행 계좌로 옮기는 게 일이었다"며 "이는 잘 해결됐다"고 말했다. 다음 두 번째 큰 과제는 '금융 자율화 추진'이었다.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 민영화가 주요 임무였다. 신 위원장은 "당시 한일은행을 민영화시켰는데 지금 다시 우리은행을 민영화하는 과제를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이 이날 새삼스레 30여 년 전 이야기를 다시 꺼낸 이유는 다음 세 번째 과제 때문이었다. 그는 "세 번째 과제가 중소기업 지원 강화,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 개선이었다"며 "1981년부터 추진한 이후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1989년 기술보증기금이 설립돼 정부 보증부 대출이 활성화되고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개인들이 신용평가에 따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담보 없이 대출을 받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날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이 출범하면서 비로소 기업이 기술력 평가만으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신 위원장은 "제가 사무관 시절부터 꿈꿔온 금융의 세 가지 과제가 완성되는 것"이라며 "애착을 갖고 있는 일인 만큼 인센티브를 최대한 제공할 테니 금융계 선배이신 행장님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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