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천덕꾸러기 신권, 구권 '그립네'
입력 2007-03-15 06:00  | 수정 2007-03-15 08:50
신권이 나온 지 7주가 됐는데요, 이 신권이 요즘 천대받고 있다고 합니다.
만원권과 천원권의 모양과 색깔이 비슷해 상인들이나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식별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초 기대속에 새롭게 선보인 만원권과 천원권.

환영받아야 할 신권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만원권과 천원권의 크기 차이는 12밀리미터지만 두 지폐 모두 크기가 작아져 구분하기 쉽지 않고 특히 천원권이 청색계열로 바뀌어 만원권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시민들의 불만입니다.

특히 밤이나 새벽 시간에는 식별하기가 더욱 쉽지 않아 어두운 시간에 일하는 택시기사들은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 박노성 / 택시기사 - "3,500원 나왔는데 6,500원 거슬러주고 나니까 천원짜리더라고요. 밤에는 이게 만원짜리인지 천원짜리인지 분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따로 갖고 다녀요."

택시 뿐만 아니라 돈 거래가 많은 음식점과 편의점, 옷가게 등 상점 주인들의 불만이 잇따랐습니다.

인터뷰 : 김영님 / 상점운영자 - "옷을 사가시면서 천원권을 주면 이 천원짜리가 만원짜리 아니라고하면 본인도 잘 못봤다며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우리가 봐도 헷갈릴 때가 많아요."

자판기도 문제입니다.

구권은 인식이 되지만 새로나온 천원은 들어가지 않아 신권을 갖고 자판기를 이용할 때는 구권이나 동전으로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지폐 인식기를 바꿔야 하지만 이를 바꾸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이희철 / 자판기 운영자 - "신권 그 기계를 바꿔놓지 못해서 신권이 안들어가죠. 신권 기계값이 부담이 돼서 아직 못바꾸고 있습니다."

김수형 / 기자 - "선진국형 지폐를 만들겠다며 새롭게 바꾼 신권이 본격적으로 유통되기도 전에 도안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식별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불편함 때문에 한국은행 홈페이지에는 신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만원권과 천원권 두 지폐 중 한 지폐의 숫자 크기를 조절하거나 줄무늬를 넣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신권을 발행한 지 두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눈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이승윤 / 한국은행 발권국 발권정책팀장 - "새 천원권과 새 만원권의 색상이 각각 녹색과 청색 계열로 차이가 있으며 크기도 12밀리미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구분이 용이해질 것입니다."

특히 달러화나 수표의 경우 크기와 색깔이 같지만 이를 헷갈려 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지폐를 주고 받을 때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신권이 출시된 지 7주째, 하지만 도안 문제로 한번 홍역을 치른데 이어 식별 문제로 또한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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