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엔저`에 울고 웃는 제약사들
입력 2014-06-28 07:02  | 수정 2014-06-28 11:35

장기화되는 엔저 현상에 국내 제약사들이 울고 웃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엔환율의 하락에 일본 대상으로 수출과 수입을 하는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에서 원료나 상품을 수입하는 제약사의 경우 엔화가 약세를 보이며 혜택이 커진 반면 일본으로 수출하는 제약사들은 수출 단가가 인하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엔환율은 지난 1년 반 사이 30% 가량 하락하는 등 극심한 엔저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5년 만에 처음으로 1000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에도 그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전날에도 원·엔환율은 장 중 세자리수까지 떨어지는 등 별다른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많은 제약사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주력상품인 고혈압치료제 '올메텍'을 일본의 다이찌산쿄로부터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올메텍의 지난 1분기 매출은 99억9600만원, 함께 일본에서 수입하는 가스모틴으로는 51억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두 주요 제품이 1분기 전체 매출의 8% 이상을 담당하는 셈이다.
JW중외제약 역시 리바로와 가나톤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엔화 약세로 수입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입을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 제약사들은 엔저 현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본 대상 수출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제약사로로 최근 엔화 약세에 실적이 주춤했다. 원료의약품(API) 매출 중 수출 비중이 90% 이상인데다가 이중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해 엔화 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9.8%,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1% 감소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비우호적인 환율 상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신약인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의 임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티슈진-C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빠르면 내년 말 국내 허가가 기대된다. 미국 2상은 마무리 단계로 올해 말까지 미국 3상 임상에 대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원·엔환율 환경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면서도 "고부가가치 신규 원료의약품 비중이 지난해 말 20%에서 30%로 증가하고, 일본 제약사를 대상으로 하는 위탁 생산(CMO) 매출이 정상화 되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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