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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벨기에] 마지막일지 모를 월드컵, 다음은 없다
입력 2014-06-26 19:45 
한국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벨기에와 3차전을 갖는다. 한국의 월드컵 통산 31번째 경기다. 32번째 경기가 언제 열릴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상파울루) 이상철 기자] 벨기에전이 선수들에게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선수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국축구를 위해 나아갈 것이다.”
벨기에전을 하루 앞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발언이다. 벨기에전 결과가 좋지 않아 16강 진출이 좌절되더라도 그 실패를 자양분 삼아 다음 월드컵에서 더 잘 할 것이라는 뜻이 담긴 발언이다.
그런데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어야 할 판이다. 다음이란 건 없다. 기약도 없고 예정된 것도 없다.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벌어질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벨기에전이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될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나 태극전사나,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한국 축구팬까지도.
벨기에전은 월드컵 통산 31번째 경기인데, 32번째 경기가 4년 뒤 러시아에서 치러질지 자신할 수 있을까. 한국에게 월드컵은 매우 익숙하다.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4년 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축제에 참가하는 걸 당연하게 느낄 정도다.
그런데 그 본선 진출권을 따는 과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에도 참 어렵게 땄다. 한국은 더 이상 아시아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다음 월드컵 예선에서 떨어져도 놀랄 일이 아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묶인 러시아와 벨기에는 12년 만에 ‘외출에 성공했다. 또 다른 상대인 알제리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 참가했는데 무려 24년 만이었다.
월드컵 단골손님은 없다. 한국은 브라질이 아니다. 한국은 두 번째 월드컵을 32년 만에 경험했다.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고 앞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더욱이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의 성적 부진으로 출전권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벨기에전은 한국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일지 모른다. 4년 뒤, 그리고 8년 뒤 월드컵 무대에 초대될 지는 아무도 모르고 장담할 수도 없다. 그만큼 간절하고 절박한 경기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16강 진출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다음은 없다. 하고 싶다고 해도 그렇게 해줄 수도 없다. 모두 다 모든 걸 불태워야 한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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