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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홍명보 감독의 약속 “16강행 여부 떠나 희망 선물”
입력 2014-06-26 06:13 
홍명보 감독이 26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상파울루) 이상철 기자]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다.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하나 이겨도 떨어질 수 있다. 행운의 여신이 손을 내밀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건 이대로 허탈하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축구는 물론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오전 5시30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벨기에전 출사표를 던졌다. 어려운 여건이나 선수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 신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23일 알제리에게 2-4로 지면서 1무 1패를 기록, H조 4위에 올라있다. 벨기에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1골차로는 부족하다. 2골차 이상 승리하고 알제리-러시아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는 16강 진출을 확정했는데 아무래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이번 경기를 준비할 것 같다. 벨기에와 다르게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경기다. 벨기에는 좋은 팀이다. 실력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다. 우린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신이 한국의 편을 들어줄 것 같냐는 질문을 받자, 홍명보 감독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종교가 없어 따로 신을 믿지 않는다. 난 선수들만 보고 믿는다. 다들 열심히 한 걸 알고 있고 누구보다 간절하다는 것도 알고 잇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놓은 뒤 결과를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16강 진출도 중요하나 자존심 회복도 중요하다. 알제리전 패배 이후 무수한 비판에 시달렸다. 더욱이 아시아축구는 끝없이 추락했다. 이날 이란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게 1-3으로 패하면서 아시아 4개국은 이번 대회에서 3무 8패를 기록했다.

호주(B조), 일본(C조), 이란(F조)은 최하위로 쓸쓸하게 대회를 마쳤다. 한국도 현재 H조 최하위다. 한국이 벨기에를 못 이기면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아시아 월드컵 무승의 기록을 세운다.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다.
홍명보 감독은 대회가 진행 중이라 심각하게 고민하진 못했다. 그러나 분명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현재 16강으로 가기 위해선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16강 진출 여부를 떠나 이번 벨기에전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게 내 바람이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다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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