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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증권사 채권매입 재시동
입력 2014-06-25 13:57 

[본 기사는 06월 23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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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락세(채권 가격 상승)가 연일 지속되고 있지만 증권사들 채권투자 성적표는 초라하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시장 금리 상승세를 전망하고 채권 비중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눈앞에 펼쳐졌던 수익 기회를 고스란히 날렸던 증권사들이 부랴부랴 다시 채권 매입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금리가 언제라도 다시 오름세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 증권사들이 상투를 잡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 중 단기수익을 목적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회사는 37개사다. 이들 증권사가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보유한 국고채과 특수채 회사채 합계금액은 125조 61226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말 121조8660억원과 비교하면 4조원 가량 늘어난 양이다. 증권사들은 최근까지도 채권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움직임과는 반대로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채권 비중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취했다. 지난 2010년 말 81조5811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27조5000억원까지 채권보유금액을 늘렸던 증권사들은 연말 들어서부터 채권 비중을 120조원 초반대까지 줄였다.
증권사들은 채권 보유 양을 줄이면서 동시에 장기 채권을 팔고 단기 채권을 편입해 채권 잔존만기(듀레이션)도 함께 줄여나갔다. 일반적으로 장기 채권이 단기물 채권보다 금리 상승시 만기가 가격 하락 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전문가들이 예상한 금리 상승 전망 때문이다. 지난해 전문가들은 올들어 국내 채권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양적완화(QE) 축소, 이른바 '테이퍼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후부터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오르자 일부 증권사들이 채권 평가손실을 입은 것도 업계 전반적으로 채권 '출구전략'을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올 들어 시장 금리는 증권사들 전망과 180도 다르게 움직였다.
지난 20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6%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말(2.64%)이후 최저치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연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20년물 30년물 지표금리도 올해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최근 채권 보유 물량을 다시 늘렸지만 재미를 본 증권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이후 채권을 다시 적극적으로 담고 있지만 장기물은 매수 경쟁이 치열해 원하는 만큼 편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채권 매수 시점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 제대로 된 수익을 올린 증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채권 발행시장에서 장기물 위주로 수요가 높아진 것도 최근 금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투자금융(IB)업계 전문가들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연초 금리 예측에 실패한 증권사들은 갈팡질팡하다 다시 채권 보유비중을 늘려가고 있어 채권 강세(시중 금리 하락)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다시 채권을 사들이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짝 금리 하락세를 보고 채권을 매집하다 자칫 상투를 잡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미국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보여 최근 금리 하락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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