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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의 한 수` 정우성, 이렇게 멋진 건 반칙 아닌가요
입력 2014-06-25 09:4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비현실적 존재감은 이런 것이라고 해야 한다. 배우 정우성 얘기다. 역시나 멋지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영화 '신의 한 수'(감독 조범구)의 예고편 액션은 감질난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냉동고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양실장(최진혁)과 선보이는 액션은 물론, 십여 명의 상대와 온몸 액션을 펼치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신장 186㎝가 뿜어내는 일명, '슈트 간지' 역시 '작살'이다. 여성 관객 여럿은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게 분명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멋진 정우성, 반칙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초반 찌질하고 어수룩한 프로바둑 기사 모습이 변모하는 것도 이 영화의 볼거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범죄로 변해버린 내기 바둑판에 사활을 건 꾼들의 전쟁을 담은 액션영화 '신의 한 수'. 경기에서 지고 돌아오는 어느 비 오는 날, 친형 우석(김명수)은 부탁이라며 태석에게 내기 바둑을 강요한다. 하지만 거대한 내기바둑 조작 조직의 살수(이범수)에게 당하고 만다. 형은 고통스럽게 죽었고, 태석은 형을 살해한 누명을 쓰고 복역한다. 교도소에서 폭력조직의 보스를 만난 태석은 바둑을 가르쳐주고, 싸움의 기술을 전수받는다. 형의 복수를 위한 초석이다.
찌질한 모습을 벗고 자신을 변신시킨 태석. 맹인 바둑 고수 주님(안성기), 생활형 내기바둑꾼 꽁수(김인권), 외팔이 기술자 허목수(안길강) 등을 모아 복수를 도모한다. 이미 한번 죽은 목숨이라며 저돌적으로 몰아붙이는 태석의 싸움은 흥미진진하다. 머리를 써야 하는 바둑이라는 소재답게 계획을 짜고 상대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도 뻔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영화에 잘 어울리는 방법이다.
'패착(지게 되는 나쁜 수)' '착수(바둑판에 돌을 놓다)' '포석(전투를 위해 진을 치다)' '행마(조화를 이뤄 세력을 펴다)' '단수(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따낼 수 있는 상태)' '회도리치기(연단수로 몰아치는 공격)' '곤마(적에게 쫓겨 위태로운 돌)' '사활(삶과 죽음의 갈림길)' '계가(바둑을 다 두고 승패를 가리다)' 등 바둑 용어를 챕터별로 구성해 태석의 복수를 이야기하는 것도 관심을 끌 만하다.
각 인물의 캐릭터 또한 버릴 것 하나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이범수는 극 중 태석의 형을 죽이고 태석까지 위협하는 절대악으로 등장, 잔인한 면모를 보이는데 살 떨릴 정도다. 잔인함이 스크린에 오롯이 전해진다. 여기에 김인권이 감초 역할로 웃음을 담당하는 것도 몰입도를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 태석의 조력자로 나오는 안성기, 안길강, 상대편으로 등장하는 최진혁, 홍일점 이시영 등도 자신의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했다.
'신의 한 수'는 중반 이후 지루한 감이 없진 않지만 대체로 속도감 있고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바둑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어려운 용어와 상황들(사활 문제풀이 등)이 있어 이해 못 할 부분도 있긴 하지만 내용 전개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영화 '타짜'가 언뜻 떠오르긴 하지만 분명 '타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관객의 흥미를 끌 매력적인 오락영화다.
마지막 장면뿐 아니라 영화 군데군데 속편을 만들어도 좋을 만큼의 요소 또는 복선을 넣은 것도 흥미롭다. 7월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18분.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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