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경찰, 언론재벌 머독 회장 '불법 도청' 피의자 조사
입력 2014-06-25 09:07 

호주 출신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신 소유 신문에 대한 영국 경찰의 불법 전화도청 수사와 관련해 피의자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런던경찰청은 뉴스오브더월드 전직 간부들을 불법도청 혐의로 기소한데 이어 소유주인 머독 회장을 상대로 법인과 이사진의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런던경찰청은 지난해 이런 계획을 머독에게 통보했으며,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전직 간부에 대한 판결 이후로 피의자 조사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르면 머독에 대한 영국 경찰의 조사는 이날 법원의 전화해킹 사건 재판에서 총리 보좌관을 지낸 앤디 컬슨 전 뉴스오브더월드 편집국장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머독은 조만간 영국 미디어총괄 법인 뉴스인터내셔널(현 뉴스UK) 회장을 지낸 아들 제임스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편집간부에 대한 유죄 선고로 머독 등 뉴스인터내셔널 이사진과 법인이 형사기소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찰 당국은 이와 관련해 전직 경영진과 신문사 간부 등을 상대로 불법도청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지시나 지원, 묵계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인터내셔널 산하 타블로이드신문인 뉴스오브더월드는 2000~2006년 특종 취재를 위해 정치인과 연예인 등 600여명의 전화 음성사서함을 불법도청한 의혹이 드러나 전직 간부 7명이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평결에서는 머독의 최측근인 레베카 브룩스 전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는 혐의를 벗었지만 컬슨 전 편집국장은 유죄 평결을 받았다. 도청에 직접 개입한 기자와 사설탐정 등은 별도 재판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으며, 11명의 전현직 직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머독은 불법도청 피해자 718명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보상금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도청을 공모해 왕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부부의 전화의 음성사서함도 200번 넘게 엿들었다고 밝혔다.
뉴스오브더월드는 2011년 불법도청 파문이 터지자 자진 폐간했으며, 뉴스인터내셔널은 제임스 머독 회장이 퇴진하고 방송부문을 분리해 뉴스UK를 출범했다.
도청 파문 이후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머독 회장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청문회에 소환됐으며, 작년에는 신문업계의 자정 노력을 권고하는 자율규제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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