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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러시아] ‘물 먹은 화력’ 벨기에, H조 최강 무색
입력 2014-06-23 03:05 
벨기에는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연승을 했지만 막강 화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포르투 알레그리)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의 2014 브라질월드컵 세 번째 상대 벨기에. H조 최강이라 평가됐지만 압도적이진 않았다. 브라질,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같이 못 넘을 벽이 아니다. 한 번 해볼 만한 상대다.
벨기에는 23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를 이겼다. 후반 43분 터진 오리지(릴)의 결승골로 러시아를 꺾고 2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기긴 했는데 마냥 웃기 어려웠다. 알제리를 상대로 힘겹게 역전승을 거뒀는데 이번에도 힘겨운 사투는 계속됐다.
딱 1골이었다. 이번에도 골 폭죽은 없었다. 벨기에가 자랑하는 공격진은 전반적으로 침묵했다. 루카쿠(에버튼)는 또 부진해 후반 12분 만에 교체됐다. ‘에이스 아자르(첼시)는 결승골을 도왔지만 후반 35분까지 번뜩이는 재능을 펼치지 못했다. 벨기에는 전반적으로 조직 플레이보다 개인 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했는데 두려움에 떨 정도는 아니었다. 결승골도 아자르와 오리지의 합작품이었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하고자 했던 벨기에지만 세밀함이 떨어졌다. 선수 개개인의 화려한 기량으로 러시아의 두꺼운 수비를 흔들었으나 결정적인 한방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제공권도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경기 중반까지 오른쪽 측면의 메르텐스(나폴리)만 분주했다. 알제리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메르텐스는 이날 선발 출전해 벨기에의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14분과 전반 19분 현란한 개인기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슈팅도 날카로웠는데 골키퍼 아킨페프(CSKA 모스크바)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전반 45분 동안 오른쪽 공격의 점유율이 58%였다. 중앙과 왼쪽이 50%도 안 됐다. 왼쪽의 아자르가 겹겹이 쌓인 러시아의 수비벽에 가로막히면서 공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아자르는 경기 막바지가 돼서야 몸이 풀렸다.
오히려 러시아의 중거리 슈팅에 몇 차례 실점 위기를 겪었다. 전반 10분 파이줄린과 전반 35분 샤토프(제니트)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쿠르트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전반 44분에는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에게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내주기도 했다. 후반 36분 예첸코(안지 마하치칼라)의 슈팅은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젊고 유능한 선수들로 구성된 벨기에는 막강 화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그리고 ‘돌풍을 일으킬 팀으로 주목을 받았다. 2승을 했고 H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두 차례 보여준 벨기에는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절대 강자는 아니다. 벨기에를 넘어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한국으로선 충분히 겨뤄 볼만 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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