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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코미디 연극 ‘타이밍’, ‘개콘’ 못지 않네
입력 2014-06-18 15:08  | 수정 2014-06-23 23:1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인턴기자]
영원한 사랑의 수수께끼, 바로 상대방의 마음이다. 스스로를 적당히 포장해 상대방 비위를 맞출 수도 있고, 우직하게 진심 하나로 밀어붙일 수도 있다.
연극 ‘타이밍은 주인공 정민을 통해 그 해답을 찾는다. 정민은 가식과 진심 중 무엇을 택했을까.
대기업 사장과의 우연한 인연으로 데릴사위가 된 정민. 그는 눈치도, 능력도, 자존심도 없다. 하지만 아내 미경을 향한 마음만큼은 늘 진심이다. 하지만 원치 않은 결혼을 한 미경의 마음은 다르다. '타이밍'은 자신에게 항상 쌀쌀맞은 아내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민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민은 아내에게 진실된 사랑을 털어놓지만 아내의 태도는 변함없이 냉랭할 뿐, 결국 아내 곁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막상 정민이 떠나자 그의 빈자리를 느끼기 시작하는 미경. 부끄럽게만 느껴지던 그의 유치한 행동들, 귀찮게만 느껴지던 잔소리가 모두 그리워진다.

‘타이밍은 다소 진부한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메시지는 결코 얕지 않다. 무시할 수 없다. 사랑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져가는 요즘,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돌아보게끔 만드는 것.
연인 사이의 다툼은 대부분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다. 아홉 번 잘해도 한번 잘못하면 관계는 틀어진다. 극으로 치달은 언쟁은 결국 ‘네 탓으로 귀결된다. 본디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눈에 더 띄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작품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라는 진부한 격언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타이밍이라는 제목도 알고 보면 의미심장 하다. 첫째, 정민이 데릴사위가 되는 과정에서 그가 우연히 목격한 대기업 사장의 교통사고. 둘째, 강건과 오호가 정민의 집을 방문한 시점. 그리고 셋째는 앞의 사건들이 있었기에 정민과 미경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사랑도, 인생도 타이밍.
한편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를 힘차게 끌어갈 수 있는 건 적절한 코믹함 덕분이다. 개그 프로그램을 방불케 하는 강건과 오호의 코믹 연기는 관객들이 배를 움켜쥐고 웃게 만든다. 배우들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불가피하게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이 또한 개그로 승화시키는 노련함이 배어있다. 특히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구성이 재밌다.
‘타이밍은 6월 29일까지 압구정 윤당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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