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위험·중수익으로 재무장…일임형 랩의 부활
입력 2014-06-17 17:28 
'중위험ㆍ중수익'으로 옷을 갈아 입은 랩어카운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금융권 최고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던 '자문형 랩'이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반면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성향에 맞춘 상장지수펀드(ETF)랩, 주가연계증권(ELS)랩, 해외투자랩 등이 속속 등장하며 '일임형 랩'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잔액은 69조6404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조8972억원(16.5%)이나 증가했다.
반면 자문형 랩 어카운트 계약잔액은 같은 기간 3조5670억원에서 2조4712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문형 랩은 2011년 5월 9조1824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의 합성어로 여러 금융투자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묶어 관리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를 뜻한다. 크게 자문형과 일임형으로 나뉘는데, 일임형은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맡아 대신 운용해주는 방식이다. 자문형은 투자자문사가 투자에 대한 자문을 하고 실제 주문은 고객이 직접 내야 하는 방식이다.

랩어카운트가 각광받던 2010~2011년에는 자문형 랩이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증권사에 투자를 일임하는 일임형 랩이 대세다.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전문가들에게 분산투자를 맡기려는 수요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증권사들이 소수 종목을 이용해 큰 수익을 내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상품을 이용해 6~8%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펀드시장에서 각광받는 가치주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랩, ETF 단기매매로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노리는 ETF랩, 배당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배당주랩, 분할매수랩, 인덱스펀드랩 등이 대표적인 '중위험ㆍ중수익형 랩'이다.
최소 가입 금액이 적어져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일임형 랩 증가의 한 요인이다. 일임형 랩 최소 가입 금액은 과거 5000만원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1000만원 이하까지 낮아진 곳이 많다. 우리투자증권은 최소 가입 금액을 30만원으로 한 일임형 랩 어카운트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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